우수(雨水)도 지났고 경칩(驚蟄)이 금방이니 올 겨울 서울에서의 눈 구경은 이번이 끝인가 싶다. 밤새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인 것을 보고 마음이 들떴다. 올 겨울엔 눈도 비도 자주 왔건만 제대로 마중을 못했다. 마침 잘됐다. 방이동에 갈 일도 있는데 두어 군데 가서 설경(雪景)에 빠지자 맘을 먹었다. 잠도 설깬 상태에서 우선 창밖 눈부터 찍었다. 오후에 2건의 약속이 있어 시간을 정하고 움직였다. 이란 생각에 미련을 갖고 두리번거릴 것을 염려해서다. 게다가 맘에 드는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을 쓰면 낭패다. 방이동에 왔으니 모교(보성고등학교)와 올림픽공원이 눈 구경하기엔 제격이라 하겠다. 먼저 모교에 들렸다. 방학이라 학생들이 없어서 한적하게 눈 덮인 교정을 둘러보고 꽤 많이 사진을 찍었다. 나 때는 혜화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