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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설경(雪景) 끝물을 즐기며

우수(雨水)도 지났고 경칩(驚蟄)이 금방이니 올 겨울 서울에서의 눈 구경은 이번이 끝인가 싶다. 밤새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인 것을 보고 마음이 들떴다. 올 겨울엔 눈도 비도 자주 왔건만 제대로 마중을 못했다. 마침 잘됐다. 방이동에 갈 일도 있는데 두어 군데 가서 설경(雪景)에 빠지자 맘을 먹었다. 잠도 설깬 상태에서 우선 창밖 눈부터 찍었다. 오후에 2건의 약속이 있어 시간을 정하고 움직였다. 이란 생각에 미련을 갖고 두리번거릴 것을 염려해서다. 게다가 맘에 드는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을 쓰면 낭패다. 방이동에 왔으니 모교(보성고등학교)와 올림픽공원이 눈 구경하기엔 제격이라 하겠다. 먼저 모교에 들렸다. 방학이라 학생들이 없어서 한적하게 눈 덮인 교정을 둘러보고 꽤 많이 사진을 찍었다. 나 때는 혜화동에..

나의 이야기 2024.02.22

(일기) 설날 연휴를 보내며

제법 긴 4박5일(2/8~12)간의 설연휴를 보낼 계획이고 하루하루를 잘 지내고 있다. 3일간은 영종도공항 근처에서 소위 호캉스를 즐겼고, 내일은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고 세배하는 자리를가질 예정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모처럼 손녀와 보냈는데 소소한 행복에 흠뻑 빠져 지냈다. 아들과 며느리가 준비한 스케줄대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섯 식구가 함께 움직였는데,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해를 넘기고 맞는 시점인 만큼 나만의 삶을 돌아보는 사색(思索)의 시간도 가졌다. 섣달그믐 저녁엔 날씨가 좋아 영종도 선녀바위 해변에서 발갛고 고운 해넘이를 했고, 정월 초하루 아침에는 바닷가 특유의 해무(海霧)와 미세먼지로 날씨가 흐려 해돋이를 못해 아쉬웠지만, 공항 인근에서 활주로를 향해 사뿐하게 내려오는 비행기를 보며 마음가..

나의 이야기 2024.02.10

(일기) 2024.2.4.입춘(立春)에 설날성묘

어제 일이지만, 훗날 이야기가 될 성 싶어 간단하게나마 지금 기록한다. 작년에 일이지만, 가족들의 성원으로 별다른 허물없이 이장(移葬)을 했다. 그리고 매년 추석에만 가족들이 모여 성묘(省墓)를 하기로 했는데, 이장 첫해인 올해는 설날을 그냥 보내기 뭣하여 가족 몇이 모여 설날성묘를 지냈다. 마침 입춘(立春)이다. 대길(大吉)이나 건양다경(建陽多慶)이 어울리는 날씨였다. 정성스레 행사를 마치고 음복(飮福)을 하면서 금년 한식(寒食)에도 몇이 모여 산소를 돌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행사비용은 가족회비에서 지출하기로 했다. 모든 결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날씨만큼이나 기분이 좋았고, 음덕(蔭德)이 고루 펼쳐지길 기도했다.

나의 이야기 2024.02.05

장욱진 회고전-보성고59회 친구들과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2024.1.4. 올해 첫 나들이를 고교동창들과 함께 장욱진 회고전 관람으로 시작했다. 며칠 전 BTN에서 [문광스님 화두의 바다 선문염송 80회]을 보았는데, 마침 장욱진(張旭鎭) 화백(畵伯)의 회고전에 관해 말씀하시기에 귀담아 들었다. 그리고 오늘 전시장에 들어서니 그 동안 보았던 화백의 작품이 새롭게 보였다. 예전에 무심히 보았던 작품을 감상하며 잠깐사이 화두(話頭)를 깬 듯 착각했고, “서양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붓을 던지느냐를 아는 것이다”라는 화백의 말씀도 어렵잖게 들렸다. 전시회는 네 섹션으로 주제를 달리했는데, 마침 네 군데 전시실마다 안내문이 있어 이를 사진으로 편집하였다. 회고전 세 번째 전시실. 부인인 [이순경/진진묘..

나의 이야기 2024.01.04

(일기) 2023.12.24.-손녀가 가져다준 행복

크리스마스이브다. 첫돌에서 닷새 지난 손녀가 오는 날이다. 창밖을 보니 적은 양이지만 눈이 하얗게 내려앉았다. 성탄절답다. 손녀가 온다는 시간에 옷을 단단히 챙겨입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낯가림 없이 방실거리는 손녀를 베이비시트에서 얼른 빼내 품에 안았다. 그리곤 아들 며느리를 제치고 미끄러운 눈길에 조심조심 집으로 올라왔다. 를 알아듣긴 하는데 입으로는 연신 “아빠 엄마”다. 뛸 것처럼 잘 걷는다. 11개월부터 걸음마를 했으니 이제는 혼자서도 자유자재다. 어느 만큼 놀다가 간식을 먹더니, 눈꺼풀에 잠이 그득한데, 놀고 싶어 잠을 쫓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품에 안고, 동화도 들려주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이리저리 오가는 사이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잠투정도 없고 칭얼댐도 없이 새근새근 잘도 잔다. 안방..

나의 이야기 2023.12.25

보성고등학교(혜화동 ‘普成 옛터’) - 젊은 날의 추억

2023.11.30. 보성고등학교를 졸업(59회)한 지 55년째인 동창생 몇과 혜화동 모교를 찾아봤다. 1989년 모교가 방이동으로 이사하고 지금 여기엔 서울과학고등학교가 들어섰다. 동창끼리 만나면 곧잘 혜화동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普成 옛터’를 찾아 추억에 빠졌었다. 학교경비실 담당자의 양해하에 ‘옛터’에 들어서니 그때 있던 건물과 외양이나 크기가 달라 낯설었지만 그래도 운동장이나 교실 위치는 알아볼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 축구를 잘했던 친구가 방금 공을 차고 놀다가 뛰어올 것 같았고, ‘문학의 밤’을 개최하고 여학생을 초대하여 마음졸인 일이며, 몰래 뒷담 넘어 만화방에 갔다가 혼났던 일도 어제 일 처럼 떠 올랐다. ‘옛터’에서 눈길을 머물게 하고 앞뒤 위아래로 살펴보게 만든 것은 ‘천년바위’였다...

나의 이야기 2023.12.01

늦가을 풍경 - 열매

2023.11.19. 오늘 점심 가족모임이 있는 날이다. 산과 들로 쏘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올가을은 단풍도 변변히 못 보고 지났다. 연초부터 활동하기에 몸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그러했다. 그리고 가을 들어 툭하면 과거 못해본 일을 자책하며 스스로 위축되었고, 공연한 기우겠지만 생각이 노후생활에 이어 자식의 미래와 연관되자 후회 막급했다. 어느만큼 살다보니, 아니 삶이 어깨를 누른다고 생각하니,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열매를 뿌리는 방법이 없을까’ 하면서 지갑을 열어본다. 젊어서 기운 좋고 따뜻한 시절에 씨앗을 뿌리지 못 하고, 나이 먹어 갈무리 하려다보니 변변찮은 열매만 놓여있음에 속이 몹시 상했다. 이제야 열매를 씨앗처럼 뿌리면 어떨까 생각하다 이내 쓸데없는 짓이요 괜한 일이라 도..

나의 이야기 2023.11.19

(메모) 지나간 두 달

두어 달 글을 쓰지 않았다. 한여름 들어 몸이 아프고 일이 힘들어서 글쓰기가 짜증났고 싫어서 그리됐다. 그래도 메모며 사진을 버리지 않았더니 얼마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 다시 끄적인다. 8월 초(3~5일) 승서네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8일이 입추(立秋)인데 아열대기후로 변해서 그런지 연일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로 일상(日常)이 힘들다. 지원네는 괌으로 피서를 갔고, 지안네는 소위 호캉스를 하는 바람에 내 생일을 챙겨줬다. 8월 중순부터 허리통증이 심해져 승서애비 도움으로 세브란스병원(신촌)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8/30~9/4). 다행히 치료가 잘 되어 그럭저럭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한의원도 나가고 매일 저녁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9월 중순(13일) 고교동창모임(분당)에도 참석하여 건강에 이상 없음..

나의 이야기 2023.10.09

오늘 머리를 깎으며 - 이발소 소회

오늘 아침 머리를 깎으며 뜬금없이 언제부터 이발소(理髮所)에 다녔는지 궁금했다. 이발소에 가면 널빤지를 걸쳐 놓은 의자에 올라앉아 머리를 깎던 생각이 나는데 아마 대여섯 살은 됐었겠지 싶다. 주로 바리캉으로 짧게 깎았는데 중학생 때는 아예 삭발수준 이었고 혹간 기계총에 걸려 고생한 기억도 난다. 고등학생 때는 두발(頭髮)이 자유로운 학교에 다녀 별로 기억할게 없었고, 대학생 때는 장발단속(長髮團束)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을 뿐 특별할 게 없다. 언제나 이발은 거의 대부분 동네 이발소에서 했다. 간혹 주인(이발사/理髮師)가 바뀌어도 동네마다 이발소는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헤어숍이 생기고 주로 여자들이 이용하는 미장원(美粧院)에 남자들도 다니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이발을 어디서 할까 고심한 적이 있었..

나의 이야기 2023.07.16

2023년 프로야구(KBO) 전반기 성적

올 프로야구시합의 전반기가 끝났다.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여 흥미진진한데 장맛비로 막판에 예정된 게임이 취소되어 아쉽다. LG와 SSG가 2강으로 선두권을 지켰고 예상외로 두산이 9연승을 질주하며 3위까지 떠올랐다. NC 롯데 KIA 등의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고, KT와 한화도 반등을 노리고 있다. KBO 개막을 앞두고 열린 WBC에서 예선탈락을 해 야구팬이 외면할 거라 예상했지만 이런 치열한 순위 경쟁 덕에 관중수가 400만을 넘었다. KBO리그를 앞두고 10개 구단 감독들은 투타(投打)가 고루 안정적인 LG와 KT를 우승후보로 꼽았고 두산과 롯데는 가을야구 후보에서 제외됐다. 현재 지표를 보면 LG 말고 나머지 팀의 성적은 예상이 빗나갈 것 같다. 현재 10개 팀 중 히어로즈(넥센/키움)만 빼고 모두 ..

나의 이야기 2023.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