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30. 보성고등학교를 졸업(59회)한 지 55년째인 동창생 몇과 혜화동 모교를 찾아봤다. 1989년 모교가 방이동으로 이사하고 지금 여기엔 서울과학고등학교가 들어섰다. 동창끼리 만나면 곧잘 혜화동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普成 옛터’를 찾아 추억에 빠졌었다.
학교경비실 담당자의 양해하에 ‘옛터’에 들어서니 그때 있던 건물과 외양이나 크기가 달라 낯설었지만 그래도 운동장이나 교실 위치는 알아볼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 축구를 잘했던 친구가 방금 공을 차고 놀다가 뛰어올 것 같았고, ‘문학의 밤’을 개최하고 여학생을 초대하여 마음졸인 일이며, 몰래 뒷담 넘어 만화방에 갔다가 혼났던 일도 어제 일 처럼 떠 올랐다.
‘옛터’에서 눈길을 머물게 하고 앞뒤 위아래로 살펴보게 만든 것은 ‘천년바위’였다. 당시 우뚝했던 ‘천년바위’가 소나무와 꽃나무에 덮이고 한쪽에 연못이 조성되어 웅장한 모습이 없어져 안타까웠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고 아쉬움을 덜었다. ‘옛터’ 주변 환경이 많이 변했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사들이 살던 집이며 학교 옆에 살던 친구들 옛집을 돌아보며 감회에 깊이 빠졌었다. 이웃한 경신고등학교는 교문이며 건물이 사뭇 달라져 딴 학교처럼 보였다. 쌀쌀했지만 아주 맑은 초겨울에 친구들과 찾은 ‘普成 옛터’에서 젊은 날의 추억을 불러낸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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