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기) 2023.12.24.-손녀가 가져다준 행복

초 은 2023. 12. 25. 14:45

크리스마스이브다. 첫돌에서 닷새 지난 손녀가 오는 날이다.

창밖을 보니 적은 양이지만 눈이 하얗게 내려앉았다. 성탄절답다.

손녀가 온다는 시간에 옷을 단단히 챙겨입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낯가림 없이 방실거리는 손녀를 베이비시트에서 얼른 빼내 품에 안았다. 그리곤 아들 며느리를 제치고 미끄러운 눈길에 조심조심 집으로 올라왔다.

 

<할미 할비>를 알아듣긴 하는데 입으로는 연신 “아빠 엄마”다. 뛸 것처럼 잘 걷는다. 11개월부터 걸음마를 했으니 이제는 혼자서도 자유자재다.

어느 만큼 놀다가 간식을 먹더니, 눈꺼풀에 잠이 그득한데, 놀고 싶어 잠을 쫓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품에 안고, 동화도 들려주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이리저리 오가는 사이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잠투정도 없고 칭얼댐도 없이 새근새근 잘도 잔다. 안방에다 누여놓고 맞은편 작은방 문을 활짝 열어놓고 나는 그 방에서 컴퓨터 작업에 몰두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인기척에 뒤돌아보고 그만 깜짝 놀랐다. 지안이(손녀)가 빙그레 웃으며 손을 벌리는 것이 아닌가. 다 잤으니 안아달라는 표시다. 어린것이 자고 깨면 울만도 한데 열어놓은 문으로 나한테 걸어온 것이다.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얼른 부둥켜안고 거실로 나왔더니 방긋 웃으며 지 엄마에게 안겼다. 지안이가 가져다준 크나큰 행복에 감격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