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마포구상암동) 등나무가 감싼 전망대에서 가을을 보았다. 가슴으론 바람이 서늘하게 들어오고, 등으론 햇볕이 뜸을 한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해바라기는 햇볕을 따라가고, 핑크뮬리(분홍쥐꼬리새)는 발갛게 물들었다 새삼 계절을 타니 센티해진다. 이 나이에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까. 잠시 삼매에 든다. 2년 전 고교동창송년회 때 10분짜리 건강강의를 하면서 나이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오원(吾園) 장승업의 《삼인문년(三人問年)》이란 작품을 인용했다. 노인 셋이 서로 나이를 묻는 그림인데 갑자(甲子)를 삼천(三千)번 그러니까 십팔만(十八萬)살 된 동방삭(東方朔)이 어린애로 묘사(描寫) 된 노인들의 엄청난 나이 자랑이야기다. 과연 몇 살까지 살아야 직성(直星)이 풀릴까. 주위에서 백세(百歲)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