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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칠 길을 모르니

이담엔 내원궁(內院宮)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될수만 있다면 종다리로 말이다. 선(禪)도 성(聲)도 잘하면 더 할 나위가 없겠지. 나이가 들수록 내 맘을 탓해야지 어찌 부모가 되어 자식을 애물이라 돌리겠나. 아침 일찍 봉선사(남양주)에 들려 경내를 한 바퀴 도니 마음이 참해졌다. 그리고 큰애와 통화하니 용문휴양림(양평)에 있다하여 그리로 간다고 했다. 손자들과 나름의 시간을 즐기고 잠시 짬을 내어 혼자 산행을 했다. 이쪽에서 백운봉(용문산) 등산은 초행이다. 산에 드니 사방이 깨끔하고 산새 소리가 무척 깔끔하다. 초행이라 갖가지 등산로가 흥미만점이다. 그렇게 시간 반을 올라 마지막 깔딱을 통과하니 백운봉 정상이다. 날이 흐려 북한강 따라 펼쳐진 주변경관을 뚜렷이 조망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가슴은 후련했다...

나의 이야기 2022.06.06

<인생 3막>은 여유롭게

막내를 장가보내고 새로 올리는 이 마냥 기대된다. 여기까지 바쁘게 달려왔고, 그래서 이만큼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부턴 여유롭게 하자. 며느리가 사준 구두를 신고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 내외가 모두 칠십을 넘었으니 가 분명하다. 요새는 이 정도 나이를 청춘이라 하지만, 아들・며느리를 따로 살림 내어 보내니 진짜 늙은이 같다. 실제로 마음도 허전하고 몸도 무겁고. 결혼 인사를 하느라 바쁘게 보내다 5월부터 일상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삶을 다짐하면서 으뜸은 마음을 잘 다스려 매사에 임하자는 것이다. 산사(山寺)에 들려 방하(放下)를 깊이 되새기고, 삼가 희비(喜悲)에 가볍게 휘둘리지 말고 근신(謹愼)하며 살기를 다짐했다.

나의 이야기 2022.05.07

소소한 <인생 3막>

은퇴하고 노후생활을 보통 이라 한다. 굳이 이라 한 것은 삶의 과정을 결혼에 두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슬하(膝下)에서 산 것이 1막이요, 가정(家庭)을 꾸려 자식을 키우며 산 것이 2막이요, 자식들이 결혼(結婚)하여 독립해 나가고 나이 든 노부부의 노후생활이 3막이다. 큰애가 2009년 10월, 작은애가 2011년 9월, 막내가 2022년 4월 이렇게 자식 셋이 모두 가연(佳緣)따라 우리 슬하(膝下)를 떠났다. 신혼(新婚)여행에서 돌아와 큰절을 올리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덕담(德談)을 했고, 지들의 여행사진을 재미나게 보았고, 도란도란 양가(兩家)얘기를 곁들어 저녁을 먹었다. 이윽고 짐을 챙겨 제집으로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휑해지며 불현 듯 부모(父母)님이 떠올랐다. 그래 이게 인생의 참모습이야. 우..

나의 이야기 2022.04.11

시절인연(時節因緣)-동광사(東光寺) 성관스님

성관(性寬)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어린 나이에 白羊寺(전남장흥군)로 出家하셨고, 스님이 되신 후 城南市에서 東光寺를 創建하셨다. 나도 大學을 卒業하고 이 무렵 처음으로 城南에서 如來漢醫院을 開院했다. 스님이나 나나 서른이 채 안된 풋풋한 時節이었다. 그 당시 아버지께서 이 만남을 보시고는 좋은 因緣이니 所重이 하라 이르셨다. 그때 스님이 만든 책을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2001年 이후 스님은 동광사를 首弟子에게 물려주고 송파구 문정동에 부설(附設) 유치원(幼稚園)이 딸린 여래원(如來院)을 건립하셨다. 유치원은 원장보살님께 맡기고, 스님은 동국대(東國大)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며 佛事에 전력하셨다. 그러다 2011년 경 白羊寺의 末寺인 심향사(尋香寺/전남나주)의 住持所任이 맡겨졌는데, 마음고생이 무..

나의 이야기 2022.02.18

한탄강 주상절리 - 물윗길과 잔도 트레킹

한탄강주상절리는 2020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됐다. 철원군(鐵原郡)이 2021년 11월 이곳에 잔도(棧道)와 물윗길을 만들어, 지역관광사업으로 확충했다. 원택 정극 용운 나 이렇게 넷이 2022.2.10. 직탕폭포-태봉대교(매표소)-은하수교-마당바위-송대소-고석정-순담계곡-순담계곡(매표소)-잔도길-드르니(매표소) 이렇게 12km에 달하는 트레킹코스를 완주했다. 멋진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영상을 만드는 수고는 원택이가 했다. 알뜰히 구경하다 시간에 쫒겨 순담계곡 잔도 입장이 급하게 진행됐지만 무사히 완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나의 이야기 2022.02.13

그 골짜기서 눈이 보고 싶어

임인년(壬寅年) 정월 초이틀. 설악(雪嶽) 토왕성폭포 골짜기의 눈(雪)이 보고 싶어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공원관리 말이 올겨울 눈이 두 번 왔는데, 조금씩만 내려 없다고 한다. 雪嶽에 호랑이가 살았던 시절, 어쩌면 폭포 소리 우렁찬 이 골에, 제일 강한 녀석이 살았으리라. 눈밭에서 포효하는 검은호랑이를 상상하며 골짜기 속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왕 나선 길 산 냄새에 취하리라 맘먹고 열심히 걸었다. 얼어붙은 육담과 비룡폭포를 찍고 900계단을 올라 토왕성폭포 전망대에 이렀다. 전망대서 드론을 띄워 토왕성폭포 빙벽등반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구경했다. 강풍 속에서도 요리조리 조정을 하여 멋진 사진을 찍는 것이 신기했다. 안락암서 토왕성폭포를 구경할 생각에 오후 1시 권금성케이블카를 탔다. 그런데 강풍 ..

나의 이야기 2022.02.06

을왕리 소회(所懷)

어제 해넘이를 보러갔다. 2021년이 너무 힘들어 섣달그믐이 지나기 전 해넘이를 보며 마음을 달랠 겸 해서다. 예전엔 한여름 백사장 모래가 뜨거운 날을 잡아 연례행사로 갔던 곳이다. 겨울인데도 설날연휴에 일요일(2022.1.30.)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닷가를 한 바퀴 돌고 사진찍기 좋은 어촌계 방파제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일몰(5시53분)까지 여유가 있다. 바닷바람이 매서웠지만 옷을 단단히 입어 끄떡없다. 기실 올해가 더 걱정이다. 큰형님이 돌아가셨고 재개발에 코로나확산 경기침 체 등 갈등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견뎌보겠지만 자신이 예전만 못해 걱정이다. 해넘이도 그렇지만 마음을 다잡자고 일부러 찾은 것이다. 예전에도 한나절 파라솔 밑에서 힘든 일을 정리하며 보내지 않..

나의 이야기 2022.01.31

(일기) 한탄강 소풍

2022.1.23.(일). 다음 주가 설이다. 전에는 이맘때면 설음식 만든다고 바빴는데, 코로나가 이런 즐거움(?)을 뺏어갔다. 올해도 친인척이 모이는 는 취소하고 가족단위로 만 하기로 했다. 딱히 할 일도 없어 아침을 먹고 산보에 나섰는데 겨울 날씨치곤 따뜻했다. 일요일 이런 날씨에 표도 안 나는 일에 매달린 집사람이 안쓰러워 소풍이나 가자고 했다. 그야말로 번개외출로 한탄강이 목적지다. 3시쯤 도착했더니 파장 분위기다. 두달전 개장한 주상절리 잔도길을 구경하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라 소문이 났는데 의외다. 주차도 쉬웠고 음식점도 헐렁해서 여유롭게 늦은 점심을 먹었고, 뜻밖에 좋은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나의 이야기 2022.01.24

壬寅年 始山 艮方 水落山(임인년 시산 간방 수락산)

山岳會始山祭를 코로나 이후로는 안하는 추세다. 고교동창산악회도 얼마 전 새해 첫 산행을 했지만 시산제라는 말은 없었다. 그래서 2022.1.16. 나만의 始山이란 생각으로 수락산산행을 했다. 世界의 艮方은 우리나라고, 서울의 艮方은 水落山이란 말이 생각나서 그리했다. 韓國學을 主唱하신 呑虛(탄허)스님과 文光(문광)스님의 말씀에 깊이 共感하며. (10:30~12:40) 수락산역에서 출발하여 수락골을 따라 산에 들었다. 계곡물은 겨울답게 얼어 말이 없고, 산은 이름을 가진 바위들이 威容(위용)을 뽐낸다. 깔딱고개와 암릉구간이 山값을 한다. 올해는 숨이 찼다. 그럴 때가 됐지 싶다. (13:10~15:00) 頂上에서 크게 숨을 쉬고 발밑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당고개역 쪽으로 내려갈 참이다. 다리 힘..

나의 이야기 2022.01.17

섣달그믐과 정월 초하루

섣달그믐과 정월 초하루 사이. 꽤나 떨어진 시간 같지만 눈 한번 깜빡할 사이다. 해가 바뀌면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처럼 송구영신(送舊迎新) 카운트다운을 했고, 보신각타종행사 등을 중계방송 했던 적도 있었는데, 근래는 코로나19로 시들해졌고, 새해맞이행사도 거의 취소됐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힘든 일이 많아 세모(歲暮)에 감회가 유별했던 만큼 초하루에 각오도 남다르다. 대사(大事)를 앞두고 있어 더욱 그러하리라. 새해맞이는 손주들과 영동대교에서 가졌다. 작년보다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았다. 올해도 어려운 일이 생길 것인데 현명하게 성심껏 대처하여 잘 마무리하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소원을 빌었다. 일체유심조라 하니 현명하게 살겠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