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기) 2023.5.4.(목) 일기 쓸 시간

초 은 2023. 5. 4. 16:03

 

일기장 검사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 일기 쓰기가 숙제였던 초등학생 때다. 일주일이고 열흘 것을 몰아서 쓰다 보니 그때 날씨가 맑았는지 궂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하다 대하소설을 쓰듯 끙끙대곤 그랬다. 지금이 그렇다. 4월 중순부터 꽤 많은 일이 있었고 개중엔 기록을 위해 일기를 써야 될 것도 있었는데 차일피일하다 지금에야 쓴다.

 

우선 가족봉안묘(家族奉安墓) 건이다. 재작년 가을 큰형님이 돌아가시고 집안에서 하기로 약속한 일인데 꽤 오래 준비를 해서 윤달인 올해 실행했다. 4월 16일 선대(先代)의 유골을 화장해서 선영(先塋)을 조성했고, 묘비제막식과 제사는 5월 7일 거행하기로 했다. 온 집안이 찬성하여 추진한 일이지만 소위 선대의 산소를 옮기는 것이 녹녹치 않은 것인데 무난히 진행했다. 개인적으로 그때 손가락을 다쳐 지금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고, 허리도 여전히 아프지만 잘 버티며 큰일을 해냈다.

 

4/28~30(2박 3일) 제주에서 대학동기부부모임이 있었다. 16명 전원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건강문제로 3명이 빠졌다. 처음부터 릴렉싱-투어(Relaxing-tour) 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무릎이나 허리 아픈 사람이 많다 보니 걷기를 피하고 아예 편안하게 쉬는 것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무리한 관광보다 맛난 음식과 좌담(座談) 위주로 행사를 하자고 결정했다.

 

4월 30일 처남 큰아들(상진)이 결혼을 했다. 제주모임 때문에 유감스럽게 식장엘 가지 못해 27일 집사람과 대전에 들러 어머님을 뵈시고 상진이가 근무하는 KAIST로 가서 축하해 주었다. 처가 식구들에게 몹시 미안했다.

 

손녀딸이 4개월 조금 지난 그제 첫 뒤집기를 했다. 마침 제 아빠 생일인데 아빠한테 커다란 생일선물을 했다고 식구들이 무척 기뻐했다. 요새는 사회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매사가 쉽지 않아 기록삼아 쓰는 일기도 빼먹고, 그래서 손녀딸 재롱 보는 것이 제일의 낙(樂)이다.

 

[가족봉안묘 정리] 선영(先塋)을 옮기는 것이 조심스러운데 집안에서 모두 찬성해 閏二月(416)에 이장을 했고 그제 묘비제막식을 했다. 일을 하는 1년 반 내내 선산에 세마공오연제(洗馬公五淵齊) 납골묘를 지으신 아버지를 생각했다. 궂은 날씨인데도 가족들이 많이 모였고 사전에 큰형님도 잘 모셨다. 행사를 하면서 마음깊이 아버지께  "다소 미흡한 점이 있어도 깊이 헤아려 주시고, 일가친척 집안에 별일없게 해주시고, 자식들 앞길을 보살펴주십시오." 라고  말씀드렸다.  이번에 비용은 선영자리 조성비용은 별도였고,  순수 이장비용만 이천칠십만원 들었는데 시흥형님이 삼백만원을 도와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