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문광스님의 연공최귀(連功最貴) 밴드(Band)

초 은 2022. 8. 21. 09:04

2022212일 우연찮게 [문광스님의 연공최귀]란 밴드(Band)에 가입했고 이후 스님의 글과 법문을 듣고 있는데 매번 감동이다.

법운문광(法雲文光) 스님(조계종교육아사리·동국대HK연구교수)은 어려서 한학(漢學)을 익혔고, ·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중어중문학과)와 동국대학교(선학과/불교학과)에서 학·석사학위를 받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탄허(呑虛)스님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영득한 스님이시다.

스님은 조계종 제10대 종정이셨던 혜암대종사의 마지막 시봉행자답게 열심히 공부하고 참선(參禪)한 스님이시다. 동서양(東西洋) 및 유불선(儒彿仙)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되셨고, 설법(說法)은 근기(根機)에 맞게 하시고, 글씨 또한 명필(名筆)이라 대중들이 좋아한다. 방송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와 학술발표를 통해 포교(布敎)에 전심전력 하는 모습이 때론 안쓰럽다.

최근엔 <미주현대불교> 초청으로 방미하여 한국학에세이주제로 샌프란시스코, LA, 뉴욕에서 네 차례 뜻 깊은 법회를 하고 귀국하셨다. 불교방송(BTN)에서 특집으로 동행취재를 했고, 조만간 방송이 예정되었다니 많이 기대된다.

기각첨도수(棄却甛桃樹)요 순산적초리(巡山摘醋梨)/우리집 단 복숭아나무는 버려두고, 온 산을 돌아다니며 똘배를 따고 있다.” 선친(先親)에 대한 스님의 회고(回顧).

 

이 법문(法門)을 들은 후 까닭 없이 아버지 생각이 나서 적어 본다. 굳이 따지면 절집과 연관되기 때문이겠다. 5살 때다. 충주노은(忠州老隱) 촌동네 뒷산에 있는 절집 이야기다. 아버지는 종일토록 법당에만 계셨고, 나는 주지스님과 놀며 간식으로 땅콩을 먹었는데,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배탈이 나서 밤새 울며 화장실에 다닌 적이 있다. 중학생 때 집안 어른과 급하게 아버지를 찾으러 그 절집에 다시 간 일이 있다. 아버지는 집안 어른과 한참 말씀을 하시더니, 나를 앞세우고 집으로 오시며, 5살 때 있었던 땅콩이야기를 거듭 해주시어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고등학생 때다. 아버지가 집안일을 어머니께 맡기시고 영월 청령포(淸冷浦) 근처 절집 토굴에 계실 때 어머니를 모시고 찾아간 적이 있다. 두 분이 공양실 툇마루에 앉아 말씀을 나누시더니, 어머니가 나보고 집에서 챙겨온 아버지 속옷가지를 가져다 드리라 하시곤 먼저 절집 문을 나가셨다. 크게 다투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날 고씨동굴을 구경 가며 하염없이 강물을 바라보시던 어머니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아버지는 거의 반년이 지나서야 집으로 오셨다. 그렇게 아버지는 종종 절집으로 가셨고, 말년엔 시골집 마당 옆에 서너 평짜리   벽돌방을 지어 불상을 모시고 얼마나 보셨던지 누더기처럼 헤진 금강경을 보셨다.

***2022년 추석(9/10)에 들린 아버지 시골집 옆 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