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인데 장마처럼 비가 온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말이다. 가을비는 쓸데없다 했는데, 그래도 누군가 필요한가 모르겠네. SNS를 통해 “<Yuval Harari>의 ⟪Sapiens 》의 요약”이란 글을 봤다. 꽤 오래전 베스트셀러 책이라 알고 있는데, 솔직히 전권은 읽지 못하고, 구질구질하게 오는 비가 못마땅해 우중(雨中) 촌평(寸評)이나 하려고 일기를 쓴다.
“<메모리 과부하> 인간은 기억력의 한계를 넘기 위해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꾸로 글이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 인간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유로운 상상과 연상에서 점차 멀어졌다.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긴다. 이제는 글이나 숫자로 표현하기 쉬운 방식으로만 생각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가장 극단적인 예다. 인간이 프로그래밍 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에 맞게 인간 사고가 바뀌고 있다.”
불립문자(不立文字)가 답(答)이다.
아유일권경(我有一卷經) 불인지묵성(不因紙墨成) 전개무일자(展開無一字)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문명의 발전과는 별개로 인간이 느끼는 행복감에는 별 발전이 없다. 진흙집에서 살든, 펜트하우스에서 살든 사람이 느끼는 행복의 양은 세로토닌 등 두뇌의 호르몬 분비에 달려 있다. 이런 호르몬은 사람이 자신의 행위에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느낄 때 나오는데, 그 사회적 의미라는 자체가 환상인 경우가 많다. 인간의 행복에 대해 가장 많이 연구한 것은 바로 불교다. 서양에서는 불교 사상의 핵심을 ‘외적인 성공이 아니라 내적인 행복을 추구하라’로 잘못 이해해왔다. 불교의 진짜 가르침은 ‘내적인 감정 상태(=호르몬)에도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음혁명이 답(答)이다.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하게 방하착(放下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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