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 동네 양재천-“이게 살구나무여!”

초 은 2017. 4. 7. 13:45

분명 봄이 왔다. 식목일 다음 날(6) 양재천에 나갔다.

실비 내린 오전과 실비 그친 오후에 두 번씩이나 꽃 보러.

늘 다니는 동네개천길이고 늘 보던 나무며 꽃인데 실비가 그치고 3시간 사이에 나무며 꽃과 잎이 상당히

달라졌다. 싱싱하고 풍성하고 화사하게.

 

 

 

분명 봄이 왔는데 시절(時節)이 수상하다. 국민이나 의원(議員)이 편을 가르고 <장미大選>이니 <벚꽃大選>이니 분분(紛紛)하다.    <매화축제> <벚꽃축제> <산수유축제> <복사꽃축제> 등등 때가 왔다고 곳곳에서 동네축제가 만발이다. 기실 꽃은 어디에 있든 매양 인데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구별을 한다.

 

 

 

예쁘게 가꾼 꽃밭도 있다. 화장실 옆에도 원두막 옆에도. 데이지 제비꽃<펜지> 꽃양귀비 백일홍 프리뮬러 수국 등이 저마다 예쁘다.

 

 

 

얼핏 보고 벚꽃과 살구꽃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껍질이며 꽃받침으로 구별은 되나 꽃구경하는 사람에게 정확히 무슨 꽃인지 맞혀보라 할 일은 아니다.

 

나는 벚꽃과 살구꽃에 대해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1972년 봄. 충청도 시골동네로 약초채집을 갔다가

무리지어 있는 벚꽃과 살구꽃을 보고 밭일하는 할머니에게 무슨 꽃인지 물어봤다.

 

 

그때 그 할머니 말씀이 지금도 살구꽃만 보면 방금 전 일 인양 귓속을 울린다.

 

작년에 이쪽 나무에서 살구를 따 먹었으니 이게 살구나무여!”

 

밭일에 지치고 허기진 할머니가 따 자시고 기운을 차리신 것처럼.......

<무슨꽃大選>이든 배곯은 사람을 도와줄 사람이 뽑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