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봄이 왔다. 식목일 다음 날(6일) 양재천에 나갔다.
실비 내린 오전과 실비 그친 오후에 두 번씩이나 꽃 보러.
늘 다니는 동네개천길이고 늘 보던 나무며 꽃인데 실비가 그치고 3시간 사이에 나무며 꽃과 잎이 상당히
달라졌다. 싱싱하고 풍성하고 화사하게.
분명 봄이 왔는데 시절(時節)이 수상하다. 국민이나 의원(議員)이 편을 가르고 <장미大選>이니 <벚꽃大選>이니 분분(紛紛)하다. <매화축제> <벚꽃축제> <산수유축제> <복사꽃축제> 등등 때가 왔다고 곳곳에서 동네축제가 만발이다. 기실 꽃은 어디에 있든 매양 인데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구별을 한다.
예쁘게 가꾼 꽃밭도 있다. 화장실 옆에도 원두막 옆에도. 데이지 제비꽃<펜지> 꽃양귀비 백일홍 프리뮬러 수국 등이 저마다 예쁘다.
얼핏 보고 벚꽃과 살구꽃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껍질이며 꽃받침으로 구별은 되나 꽃구경하는 사람에게 정확히 무슨 꽃인지 맞혀보라 할 일은 아니다.
나는 벚꽃과 살구꽃에 대해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1972년 봄. 충청도 시골동네로 약초채집을 갔다가
무리지어 있는 벚꽃과 살구꽃을 보고 밭일하는 할머니에게 무슨 꽃인지 물어봤다.
그때 그 할머니 말씀이 지금도 살구꽃만 보면 방금 전 일 인양 귓속을 울린다.
“작년에 이쪽 나무에서 살구를 따 먹었으니 이게 살구나무여!”
밭일에 지치고 허기진 할머니가 따 자시고 기운을 차리신 것처럼.......
<무슨꽃大選>이든 배곯은 사람을 도와줄 사람이 뽑히길........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버이날 생각하면 (0) | 2017.05.08 |
---|---|
골프의 소소한이야기 (0) | 2017.04.14 |
정유 대춘부(丁酉 待春賦) (0) | 2017.03.31 |
보성교우산악회시산제-보성고59회 참석후기 (0) | 2017.03.27 |
보성고59회 백대명산탐방-제76차(천관산) 제77차(두륜산)후기 (0) | 2017.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