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어 종시(終始)를 가릴 수 있겠냐마는 갑진년(甲辰年)을 어처구니없이 값지게 치루고 을사년(乙巳年)을 을씨년스럽게 맞았다. 지난해를 보낸다고 끝이 아니요 새해를 맞는다고 시작도 아닌데 속이 터져도 시간은 그냥 간다. 계엄과 탄핵으로 국민이 갈라져 쌈질을 하는 와중에 전남 무안공항에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비행기사고가 났다. 사악(邪惡)한 정치인들의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언행(言行)이 연일 판을 치고 매스컴은 이런 행태를 부추기거나 편을 갈라 부채질하니 이게 나라냐 싶다. 교수들이 발표한 도량발호(跳梁跋扈)란 사자성어가 어쩌면 이렇게도 시의적절(時宜適切)한지 조금은 속이 시원하다.
새해 첫날 일출을 보는 것도 나의 연례행사 중 하나다. 올해는 맘이 내키지 않아 포기했다가 3년 전 영동대교에서 손자들과 함께했던 새해맞이 일출이 생각나 초이틀이지만 혼자서 해맞이를 하고 왔다.
새해 첫 고교동창 동아리모임을 오늘 종로구인사동과 익선동에서 가졌다. 불경기로 가게들이 썰렁한 편인데 개중에 몇몇 음식점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활달하다. 두 곳 모두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하니 다행인데 경기가 빨리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연말연시면 방송국에서 하던 가수나 연기자들의 각종 시상식도 없앤 모양이다. 나라가 뒤숭숭하니까 당연히 그래야겠지. 양재천에서 하던 연말연시축제행사도 없어지고 자그마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전부다. 밀미리다리 옆에 있는 트리에는 메모지가 매달려 있는데 시류(時流)와 관련된 것은 안보이고 소박한 소원(所願)만 있어서 보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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