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설날행사와 간산(艮山) 이야기

초 은 2025. 2. 2. 22:49

 

이번 설날처럼 한가롭게 명절을 보내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집사람도 만두 전 떡 고기 과일 등 음식준비며 딸·아들네가족을 챙기느라 몸이 결딴나고 정신이 없었는데 올해는 아무도 안 오니 몸은 편해 좋지만 마음이 허전해 아쉬운 모양이다. 여태껏 처음 있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두 딸네가 현재 외국에 있고, 자오리가족 합동설날차례도 선산성묘로 대신하기로 해서 그렇게 됐다. 사흘 전 손녀가 와서 세배를 했고, 설날 선산성묘를 지내고 켄싱턴호텔(평창)에서 손녀와 같이 지내기로 해서 기분이 좋았다. 호텔로 들어가기 전 오대산월정사(五臺山月精寺)에 들렸다. 절집을 돌며 눈 덮인 오대산을 바라보니 간산(艮山) 이야기가 떠올랐다.

 

 

 

간산(艮山)이라면 등산마니아(mania)도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나도 1970년부터 틈만 나면 산을 찾아다녔고, 2014년부터는 4년에 걸쳐 100대 명산(名山)을 주말마다 집중적으로 탐방했는데, 간산이란 말은 그 후에 역학(易學)을 하는 사람에게 들어서 알았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보면 간(艮)은 동북방(東北方)을 가리키는 괘(卦)라 하고, 한국의 명산을 살펴볼 때 지리적 간산은 오대산(五臺山)이요, 정신적 간산은 계룡산(鷄龍山)이며, 한양(漢陽/서울)에서는 수락산(水落山)이 간산이란 말을 들었다. 산을 좋아하면 동지(冬至)에서 정초(正初)사이에 이 세군데 산을 초도순시하듯 다니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이 세 산은 몇 번씩 가봤는데 정초 무렵에 가보기론 계룡산은 1973년 새해맞이를 했고, 수락산은 2022년 시산제를 올린 적이 있다. 그리고 올해 설을 오대산에서 보냈다. 해마다는 아니지만 한국의 간산 세 곳에서 정초를 보낸 것은 확실하다.

 

 

산에 가는 것을 날 잡아 간 적이 딱 한번 있다. 전에 상세히 기록을 남겼던 황악산(김천) 등산이 그것이다. 높이와 등산일과 정상탐방 시간을 맞추려고 서울 출발과 산행속도를 조정하느라 무척 노력했다.

올해도 틈나는 대로 산엘 다니려하지만 이제 험한 산은 조심하고 둘레길 수준에서 열심히 다닐 생각이다.

산 친구들도 그러자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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