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있었던 잡다한 일들이다.
14일(화) 저녁에 승서와 잠실강변공원에서 <Run Day> 앱에 맞춰 달리기운동을 했다. 손주들이 느닷없이 등산 자전거타기 야구 배드민턴 등 운동(놀이)을 하자고 할 때 아직까진 마다않고 해주어 얼마나 흐뭇한지 모르겠다. 다른 할아버지들은 기운이 없어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 할아버지는 언제나 잘한다고 하면 솔직히 으쓱해진다. 거기다 전문가 뺨치는 노하우까지 일러주면 녀석들은 신기해하며 정말 좋아한다. 헤어지면서 언제까지 손주들과 놀 수 있을까 속으로 걱정을 하지만, 하여간 오래 손주들과 즐기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잘 지켜야겠다고 새삼 다짐한다.
16일(목) 고교동창골프모임(오구회)에 참석했다. 코로나 때문에 몇 달 만에 그것도 조별모임만 가졌다. 마침 우여곡절 끝에 내차가 출고되어 기념으로 카풀을 했고 인증사진도 찍었다. 고교동창골프는 언제나 Friendly한 편이라 편안하지만 너무 Loose해지면 재미가 없어 아쉽다. 이날이 그랬다.
17일(금) 빠일몽 에피소드. 미국에 사는 고등동창이 귀국했는데, 방역대책으로 2주간 격리됐다 나온 날이다. 격리생활의 무료함을 달랠 겸 단체카톡방에 자서전적인 글을 올렸는데, 너무 잘 써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말이나 글재주가 좋은 친구가 칠십 평생에 있었던 일을 진솔하게 썼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호접지몽(蝴蝶之夢) 生老病死 空手來空手去 등을 언급하며 독후감(讀後感)을 써 보내 노고를 위로했더니 추석 지나 만나자고 답변이 왔다.
19일(일) 어제 추석 음식으로 전(煎)을 만들었다. 그동안 집사람이 혼자하거나 아들과 했는데 이번엔 내가 거들었다. 맛은 있는데 모양새가 엉망이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했는데 너무 거시기하다. 딴에 전 부치는 일이 힘들었는지 자고나도 몸이 쑤셔 산엘 갔다. 일부러 노란망태버섯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다 녀석들을 만났고 반가워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작은애 동네가 코로나로 비상이다. 막내아이도 밀촉접촉자로 분류되어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으로 나왔지만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격리생활이 무언지도 모르는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끔찍한 일이 생긴 것이다. 갇혀(?) 있으려니 에미도 생고생이다. 점심 때 집에서 만든 추석음식을 주러갔다가 잠깐 얼굴만 보고 왔는데 다행히 이상은 없고, 다만 집에서 뛰어 놀아 층간소음으로 이웃에 눈치가 보여 힘들다고 한다. 참으로 별난 일을 직접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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