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첫눈을 보니 이 나이에도 철부지처럼 신이 났다. 게다가 산행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친구들과 천마산(경기남양주: 812m) 가는 날이다. 상봉역에서 모여 전철 타고 다시 버스 타고 호평동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10시쯤 이다. 산이 크지는 않아도 다소 험악한데 낑낑대며 잘도 오른다. 눈발이 기운을 불어넣는가 보다. 오늘 산행은 정상을 탐방하고 천마산역으로 나오는 일정이다.
여기까지도 그럭저럭 왔지만 이제부터 어려운 코스다. 임꺽정바위를 지나 정상까진 조망이 좋은데 유감스럽게 눈발이 시계(視界)를 막았다. 대신 설경(雪景)이다. 첫눈이 만든 작품치곤 그럴싸하다. 맘껏 눈을 호강시켰다.
정상에서 조용성회장의 메시지를 열며 얼른 쾌차하여 함께 산행하길 기도했다. 정상에 선 등산객들이 눈바람 속에서도 여유롭게 인증사진을 찍고 즐거워한다. 장소가 협소하여 옹색하고 위험했지만 보기가 좋았다.
이제 하산이다. 갈림길서 행동식으로 요기를 했는데 뜨끈뜨끈한 찻물이 몸을 녹인다. 자연훼손과 산행사고
방지를 위해 산마다 데크계단을 설치했는데 여기도 제법 있는 편이다.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내리는 눈을 맞으며 2시 반쯤 천마산역에 도착했다. 출출한데 먹을 곳이 마땅찮다. 코로나19로 엄중한 상황이라 아무데나 갈 수도 없고. 결국 상봉역으로 와서 식사를 하고 오늘 첫눈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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