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즐기자고 작정했다. 등산배낭을 챙겨 집을 나섰다(08;40).
편의점에 들러 먹거리를 사고 대치역에서 서울따릉이를 대여했다(09;02). 분당선 청계산입구역에서
따릉이를 반납했다(09;50). 그리고 원터골에서 청계산에 들었다(10;05).
팔각정을 거쳐 길마재에서 물 한 모금 마셨다(10;55). 서울 서초와 경기 성남의 경계를 넘어(11;25) 돌문바위(11;32)를 세 바퀴 돌았다. 무언가 빌어야만 할 것 같은데 딱히 생각나지 않아 잘살게 해달라고 했다. 기껏. 매바위(11;39) 다음에 청계매봉(11;43)이다. 이곳을 다닌 것이 두 손 손가락으론 셈이 안 될 만큼이라 그런지 힐끔 둘러보고 아무 느낌도 없이 발길을 옮긴다.
혈읍재를 지나(11;56) 망경대 아래서 점심을 먹었다(12;20). 오늘 석기봉 바위를 유심히 쳐다봤다(12;46). 최대한 가까이 가서. 좋은 이름을 부쳐주고 싶은데 당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역사가 승자(勝者)의 기록이라 허위(虛僞)도 있을 수 있다. 후세(後世)에 진실(眞實)를 밝히는 과정(過程)에서 억측(臆測)이 덧칠되면 오롯이 남을 진실마저 변질(變質)될까 두렵다. 청계산에 있는 망경대 혈읍재 마왕굴 이수봉 등이 조견(1351년~1425년) 김종직(1431년~1492년) 정여창(1450년~1504년) 등과 엮인 사실(史實)에 만감이 교차한다. 권력자가 함부로 사초(史草)를 들추고, 부관참시(剖棺斬屍)라는 끔직한 일도 있고. 역사는 진실과 허위의 파쟁(派爭)과 편취(騙取)도 두렵지만, 똑같은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기에 더 두렵다는 것이다.
오늘 산행은 장수의 상징인 거북이로 마쳤다(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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