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소설(小雪)인데, 오전에 눈 대신 비가 내렸다. 유달리 눈이 많이 오던 해 겨울에 『내가 살아온 삶』을
시작했기에 겨울눈을 무척 좋아한다. 나이에 맞게 살자고 하면서 참 많이 변했다. 가족이나 친구 선후배 등도 그렇다고 한다. 50대엔 강(剛)했고, 60대엔 유(柔)했고, 70대 들어 또 변했다고 한다. 웃으면서 나이 들어 그렇지 하고 대답했는데, 딱히 뭐라 표현할지 몰라, 일단 순(順)이라 했다.
***<나이에 맞게 살자> 내 카톡 프로필 사진***
집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많이 변했다. SNS에 우스개 이야기로 나오는 할매들 닮아간다. 본인은 아니라고 펄쩍 뛰지만. 며칠 전 집사람이 서울대병원(연건동)에 가는 날 함께 갔다가, 시간이 있어 길상사(성북동)와 지석영동상을 구경했는데, 그때 생각한 것을 오늘 기록한다.
***길상사의 가을풍경***
길상사(吉祥寺)는 길상화(1916년~1999년)보살의 시주(施主)로 법정(法頂)스님이 세운 절이다. 원래 <대원각>이란 커다란 고급요정(料亭)이 있던 곳인데, 보살의 나이 八十쯤 요정을 정리하고 사찰로 바꾼 곳이다.
***지석영선생 기록<대한제국관원이력서 / 조선총독부관보>***
송촌(松村) 지석영(池錫永) 선생(1855년~1935년). 우리나라 최초로 종두(種痘)를 실시했고, 大韓帝國 官立醫學校長<44세>, 서울대病院의 前身인 大韓醫院敎官<53세>, 醫生免許(免許番號 六番)登錄<59세>, 全鮮醫生會會長<60세>을 역임했다.
***송촌 지석영선생동상***
길상화보살이나 지석영선생은 적절한 시기에 삶에 변화를 이룬 훌륭한 인물이다. 지석영선생동상은 서울대病院 안에 있다. 지금으로 치면 醫師와 韓醫師로 활약한 분이다.
***대한의원<건물> / 전선의생대회간친회기념<사진>***
순(順)자를 검색하니 물이 흐르듯이 머리를 돌려서 나아감을 뜻하는 회의(會意)문자라 하고, 거스르지 아니하다(六十而耳順<論語>), 복종하다(從也. 四國順之<詩經>), 화하다(和也), 순하다(師衆以順爲武<左氏傳> 循理不逆) 등 여러 가지 예문(例文)이 있다.
六十에 갖출 것을 이제 하니 부끄럽지만, 복종하고 화하고 순하다는 뜻을 깊이 새겨, 코로나19 이후 사회규범(社會規範)이 급변하고, 한의계도 추나와 첩약보험시범사업 등 변화가 있는데, 실리(實利)를 얻지 못해도 처지(處地)를 불평하지 말고, 순(順)하게 살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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