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성고59회산악회 – 무사히 의상능선을 끝내다

초 은 2020. 4. 14. 20:59

의상 용출 용혈 나월 나한 이렇게 북한산 등산코스 중 어렵기로 정평이 난 의상능선의 여러 봉우리를 무탈

하게 넘었다. 아침 10시경 백화사입구로 들어가서 저녁 5시쯤 구기동으로 나왔으니 7시간 동안 북한산

최고의 절경에 빠져 COVID-19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은 날이었다.

 


(10;00) 일흔은 숫자일 뿐 툭하면 청바지를 외치는 친구들은 오늘도 씩씩했다. 산길에 들자마자 된비알을

           만났지만, 밧줄과 와이어를 잡고 힘차게 토끼바위 아래까지 올라가서 첫 숨을 쉬었다.

 


(11;30) 토끼바위에서 인증을 하고 힘들게 의상봉에 도착하니 눈이 번쩍 떠졌다. 여기서 바라보는 북한산은옛 명칭 그대로 삼각산(三角山)이 어울린다삼각을 이룬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이 우뚝하고, 옆에 서있는

염초봉 원효봉도 못지않게 멋있다.


 

(11;50) 의상봉에서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산객이 많고 복잡하여 가사당암문까지 내쳐가서 목을 축이고

진짜 힘든 구간인 용출봉으로 향했다. 얼마나 힘들던지 왜 왔냐” “난 아냐^^회장이 가자고 해서*~^”라고

투덜대는 소리가 나왔다. 바위에서 떨어지면 부상이 아니고 사망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겁을 준다. 하지만

산행 분위기는 무척 화기애애했다.

 


(12;20) 용출봉에 도착했다. 할미바위가 반갑게 맞아준다.     용출봉은 보는 각도에 따라 기암괴석이 수두룩하다. 품자(品字) 물개 하마 등 보는 사람 맘대로 이름을 붙여도 그럴듯하다비봉능선을 이루는 향로봉

사모바위 비봉 승가봉 등도 한층 돋보인다.


 

(13;30) 용혈봉을 지나 부왕동암문에서 점심을 먹었다.   용운이가 집에서 연락이 왔다고 삼천사 쪽으로

서둘러 내려갔고 우리는 나월봉을 향해 바윗길을 올랐다만만찮은 구간이다. 그래도 누구하나 불평 않고

잘도 오른다. 한고비 넘을 때마다 지나 온 능선을 뒤돌아보며 대견해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그 세월이 나의 뜻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지만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를~~”   나월봉과 나한봉은 성랑지공사 관계로 우회했다.


 

(15;20) 문수봉을 올려보며 청수동암문을 통과해 승가봉에 도착했다. 곳곳에 보이는 기암괴석에 감탄하며

사모바위와 승가사를 지나 구기계곡으로 들어갔다. 우정교를 건너며 개인적인 소회(所懷)를 털었고 7시간에 걸친 대장정(大長程)을 무사히 마쳤다. 저녁식사는 운곡회장이 몽땅 스폰했다. 수고했고 고맙습니다.

 

*** 정용운동문이 먼저 귀가한 것은 미국에 계신 어머님 일 때문이었다. 미국에 꼭 가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어찌할 수 없었고, 불행히 다음날(413) 아침 어머님은 101세를 일기로 소천(召天) 하셨다.

어머님 앞에선 어떤 자식도 불효자(不孝子)라 아니 할 수 없는데 임종(臨終)을 못한 안타까운 심정을

무엇으로 위로할까요. 두어 달 전 미국에 가서 어머님과 달포 이상 지낸 시간이 행복했다니 그것으로 위로가 된다면 좋겠네요. 어머님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