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0대명산(산림청선정)탐방완주(에필로그)

초 은 2018. 3. 30. 06:34

보성고59회동창생 중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경로나이를 기념하여 백대명산탐방에 나섰다.

2014.5.17.북한산에서 첫 산행의 막을 올리고 2018.3.17. 지리산에서 100번째 산행의 막을 내렸다.

310개월 만에 산 넘고 바다 건너 이를 다 해냈다.

 

 

처음엔 전국에 산재돼 있는 100군데 산을 가고오기가 막막해 주저했다.

더구나 1년이 다르게 기력이 약해지는 나이에 가당찮다고 단언한 동창도 있었다.

탐방기간 동안 체력관리, 컨디션조절, 날씨변화대처, 팀웍유지 등 여러 가지 갖춰야

할 것도 많았다.

100군데 산이 모두 인상에 남지만 몇 가지 이유로 더 기억에 남는 산이 있다.

 

 

울릉도성인봉탐방(2015.10.31.~11.1)은 행운이 따랐다. 12일 일정인데 야간운전으로 묵호항까지 가서

아침에 배를 탔다. 파도 때문에 3일인가 출항을 못하다가 뱃길이 열렸고 우리는 첫 배를 타고 나갔다.

울릉도에서는 먹거리가 부족해 섭섭했지만 성인봉탐방 등 일정을 무사히 마쳤고, 우리가 육지로 나오고

나서 다음날인가부터 4,5일 동안 파도가 심해 다시 뱃길이 닫혔다고 한다.

만약 날씨가 나빠 뱃길이 닫혀서 4,5일을 섬에 묶였다면 환자진료 등 난처한 일이 무척 많았을 것이다.

참으로 운이 좋았다.

 

 

 

 

반대로 백운산탐방(전남광양 2016.4.3)은 불운했다.

몸살기운이 있었는데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고 차가운 봄바람이 부는 등 날씨마저 악천후였다.

조심해서 산행을 했지만 미끄러운 돌길에서 넘어져 허리와 무릎을 다쳤다.

전에 스키사고로 수술 등 병력이 있던 부위지만 어쨌든 후유증으로 얼마간 고생을 했다.

 

 

 

 

대암산(2017.6.25.)과 곰배령(2017.10.29.) 탐방은 아쉬웠다. 사전허락을 받고 간 곳 인데

제철에 가지를 못했다.

두 곳 모두 봄에 갔으면 볼거리가 훨씬 많았을 텐데.......

 

 

 

 

영남알프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1000m 이상의 산봉우리로

이어져 유럽의 알프스산맥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이중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 신불산은 100대명산에 속하고 2번에 나누어 무박야간산행을 했다.

일출시간에 하늘이 열리고 황금빛으로 물드는 산등성이가 너무 매혹적이었다.

신불산공룡능선은 크기가 설악공룡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스릴이 있고 경치도 좋아

가슴에 가득 담아왔다.

 

 

태백산(2015.2.1.)도 좋았다.

유일사주차장-주목군락지-장군봉-천제단-부쇠봉-문수봉-당골광장. 전형적인 코스지만

눈도 제법 있었고 인산인해의 등산객이 쏟아내는 웃음소리가 산에 가득했다.

 

100번의 산행 중 서울근교 산을 가거나 산악전문버스 외에는 밤이고 낮이고 매번 김민식동창의

카니발을 타고 다녔다. 아마 90번 정도는 탔을 것이다.

안전산행에 앞서 안전운전을 위해 애쓴 김민식(우경)동창의 수고에 감사한다.

 

100대명산을 다니며 먹은 나이에 비해 체력이 좋아졌다.

우리 나이에 100번째 지리산탐방을 무박산행으로 하는 것은 절대 무리라고 했는데 거뜬히 해냈다.

몸무게는 좀 줄었다. 탐방 전에는 65kg 정도였는데 탐방이 끝난 지금 61kg 정도다.

그동안 헬스를 열심히 했고 대모산등산 등 체력훈련을 열심히 한 것도 감량 이유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성남누비길>걷기이다. 짧은 기간에 완주하다 보니 다소 무리를 했다.

그때 2kg 정도 빠졌는데 회복할 시간이 없이 탐방에 나선 것이 이유일 게다.

100대명산을 하면서 기념반지를 만들었다.

유기주(회장) 김민식(차주) 이석희 이세복 정요진 조용성 그리고 나 이렇게 7명이 정예멤버로 함께 했다.

 

 

 

 

 

 

<100대명산 중 대표인 설악산(1707m)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가슴이 먹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야 만나는 그런 , 그런 , 몇 날 며 칠 후줄근한

모습으로 쏘다니다, 열매 한 움큼을 돌 틈 사이 물로 배 채우고, 정신 놓고 샛길을 헤매다,

아래 허름한 밥집에서 거친 끼니로 주린 배를 채우고, 이내 쓰러진 몸뚱이,

펄펄 끓는 몸살을 하며 꿈을 꾸고 싶다.

오늘도 이 좋다. 골짜기 따라 능선 따라 불어오는 바람엔 봄이라 쓰여 있다.

무진 시간 거기 있는 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봄인데, 애꿎게 다리품 팔며 에 오른 것은,

그 곳에서 나를 찾기 위함이련만, 으로 달려온 바람은, 찰나 속 영겁의 삶 지혜만 들려준다. [] <2018.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