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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골짜기서 눈이 보고 싶어

임인년(壬寅年) 정월 초이틀. 설악(雪嶽) 토왕성폭포 골짜기의 눈(雪)이 보고 싶어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공원관리 말이 올겨울 눈이 두 번 왔는데, 조금씩만 내려 없다고 한다. 雪嶽에 호랑이가 살았던 시절, 어쩌면 폭포 소리 우렁찬 이 골에, 제일 강한 녀석이 살았으리라. 눈밭에서 포효하는 검은호랑이를 상상하며 골짜기 속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왕 나선 길 산 냄새에 취하리라 맘먹고 열심히 걸었다. 얼어붙은 육담과 비룡폭포를 찍고 900계단을 올라 토왕성폭포 전망대에 이렀다. 전망대서 드론을 띄워 토왕성폭포 빙벽등반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구경했다. 강풍 속에서도 요리조리 조정을 하여 멋진 사진을 찍는 것이 신기했다. 안락암서 토왕성폭포를 구경할 생각에 오후 1시 권금성케이블카를 탔다. 그런데 강풍 ..

나의 이야기 2022.02.06

을왕리 소회(所懷)

어제 해넘이를 보러갔다. 2021년이 너무 힘들어 섣달그믐이 지나기 전 해넘이를 보며 마음을 달랠 겸 해서다. 예전엔 한여름 백사장 모래가 뜨거운 날을 잡아 연례행사로 갔던 곳이다. 겨울인데도 설날연휴에 일요일(2022.1.30.)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닷가를 한 바퀴 돌고 사진찍기 좋은 어촌계 방파제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일몰(5시53분)까지 여유가 있다. 바닷바람이 매서웠지만 옷을 단단히 입어 끄떡없다. 기실 올해가 더 걱정이다. 큰형님이 돌아가셨고 재개발에 코로나확산 경기침 체 등 갈등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견뎌보겠지만 자신이 예전만 못해 걱정이다. 해넘이도 그렇지만 마음을 다잡자고 일부러 찾은 것이다. 예전에도 한나절 파라솔 밑에서 힘든 일을 정리하며 보내지 않..

나의 이야기 2022.01.31

(일기) 한탄강 소풍

2022.1.23.(일). 다음 주가 설이다. 전에는 이맘때면 설음식 만든다고 바빴는데, 코로나가 이런 즐거움(?)을 뺏어갔다. 올해도 친인척이 모이는 는 취소하고 가족단위로 만 하기로 했다. 딱히 할 일도 없어 아침을 먹고 산보에 나섰는데 겨울 날씨치곤 따뜻했다. 일요일 이런 날씨에 표도 안 나는 일에 매달린 집사람이 안쓰러워 소풍이나 가자고 했다. 그야말로 번개외출로 한탄강이 목적지다. 3시쯤 도착했더니 파장 분위기다. 두달전 개장한 주상절리 잔도길을 구경하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라 소문이 났는데 의외다. 주차도 쉬웠고 음식점도 헐렁해서 여유롭게 늦은 점심을 먹었고, 뜻밖에 좋은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나의 이야기 2022.01.24

壬寅年 始山 艮方 水落山(임인년 시산 간방 수락산)

山岳會始山祭를 코로나 이후로는 안하는 추세다. 고교동창산악회도 얼마 전 새해 첫 산행을 했지만 시산제라는 말은 없었다. 그래서 2022.1.16. 나만의 始山이란 생각으로 수락산산행을 했다. 世界의 艮方은 우리나라고, 서울의 艮方은 水落山이란 말이 생각나서 그리했다. 韓國學을 主唱하신 呑虛(탄허)스님과 文光(문광)스님의 말씀에 깊이 共感하며. (10:30~12:40) 수락산역에서 출발하여 수락골을 따라 산에 들었다. 계곡물은 겨울답게 얼어 말이 없고, 산은 이름을 가진 바위들이 威容(위용)을 뽐낸다. 깔딱고개와 암릉구간이 山값을 한다. 올해는 숨이 찼다. 그럴 때가 됐지 싶다. (13:10~15:00) 頂上에서 크게 숨을 쉬고 발밑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당고개역 쪽으로 내려갈 참이다. 다리 힘..

나의 이야기 2022.01.17

섣달그믐과 정월 초하루

섣달그믐과 정월 초하루 사이. 꽤나 떨어진 시간 같지만 눈 한번 깜빡할 사이다. 해가 바뀌면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처럼 송구영신(送舊迎新) 카운트다운을 했고, 보신각타종행사 등을 중계방송 했던 적도 있었는데, 근래는 코로나19로 시들해졌고, 새해맞이행사도 거의 취소됐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힘든 일이 많아 세모(歲暮)에 감회가 유별했던 만큼 초하루에 각오도 남다르다. 대사(大事)를 앞두고 있어 더욱 그러하리라. 새해맞이는 손주들과 영동대교에서 가졌다. 작년보다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았다. 올해도 어려운 일이 생길 것인데 현명하게 성심껏 대처하여 잘 마무리하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소원을 빌었다. 일체유심조라 하니 현명하게 살겠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2.01.01

마음 밭에 열매를 뿌리리

2021.12.30.(목). 하루만 더 지나면 새날이다. 시간엔 본래 매듭이 없건만 사람들이 매듭을 정해놓고 새날이 왔다고 들떠한다. 그리고 똑같은 일을 새일처럼 시작한다. 나도 새날부터 50년 갈던 밭에 씨는 그만 뿌리고 열매를 뿌리려 한다. 오늘 서울 대치동(大峙洞)으로 주민등록을 옮겼다. 1973년 7월 부모님 따라 성남시 신흥동(新興洞)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했고, 78년 1월 결혼을 하여 따로 세대(世帶)를 만들었다. 이후 84년 12월 자식교육문제로 서울 잠원동(蠶院洞)으로 살림집을 옮겼고, 나는 성남에 그냥 남고, 집사람과 세대를 분리했다. 이제 50년 만에 내가 세대주(世帶主)로 집사람과 주민등록을 함께한다. 《나의 삶》은 성남에서 한의원을 개업하고 결혼을 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겨울엔 참으로..

나의 이야기 2021.12.30

보성고59회산악회 송년산행 및 추모자리

2021.12.19. 산 친구들에겐 축복이었다. 전날 내린 눈이 송년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민식 순환 기주 성영 세복 용운 이렇게 여섯의 동심(童心)이 꿈틀대어 더욱 그러했으리라. 10시경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 덮인 산길로 들었다. 간간이 짐승 발자국이 눈에 밟힌다. 분명 고라니란 녀석이 일찍 놀다 갔으리라. 올해만 해도 몇 차례 돌은 길인데 마냥 새롭고 즐겁다. 빨리도 걸었다. 근 3시간 만에 온전하게 한 바퀴 돌았다. 점심도 생략하고 휴식시간도 줄인 때문이리라. 송년자리를 사당역 부근에서 가졌다. 코로나19로 도란도란 앉지는 못했어도 진수성찬에 뒤풀이 케익까지 갖추고 나름대로 기분은 냈다. 올해 안타깝게 작고한 친구가 유품으로 남긴 산악회기(旗) 이야기를 하면서 오래토록 같이 산에 다니자는..

나의 이야기 2021.12.21

(일기) 2021.11.28. 맑음

큰형님 삼우제(三虞祭) 날이다. 5년 전 심장수술을 하시고 조심스럽게 생활하셨는데 연세가 드시니 탈이 생기셨다. 갑자기 졸도하셔 응급실에 가신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11월24일 83세를 일기로 운명을 달리 하셨다. 안타까움을 필설(筆舌)로 다할 수 없어 헛헛이 지내다, 오늘 삼우제를 올리고, 유품을 정리하고, 일기로 남깁니다. 형제간우애를 당부하신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형님이 가시는 길에 수고하셨고,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1.11.28

보성고59회산악회 명성산산행

2021.11.21.(일).명성산(경기포천 922m) 산행이다. 잿빛 하늘에 삐쩍말라 가지에 매달린 단풍이 안쓰럽다. 철 지나 산은 황량하고 무미건조하지만 그래도 좋은데, 유회장이 비선폭포에서 책바위코스로 길을 잡고 앞장섰다. 코스가 험난하다 소문이 나서 “이크, 고생하겠다.” 각오했는데, 다행히 데크계단과 밧줄이 있어 안전했고 산정호수가 빤히 보여 산행이 즐거웠다. 이쪽으로 오길 잘했다고 이구동성이다. 절정이 지난 억새밭은 끝물이라도 산객이 즐기기엔 괜찮았고, 하산길 너덜겅은 걷기가 불편했지만, 계곡 물소리로 지루함을 달래고 산행을 무사히 마감했다.

나의 이야기 2021.11.23

창덕궁후원 관람 - 심심한 가을나들이.

2021.11.11. 단풍구경으로 진작 예정됐던 것인데 집안 일로 혼자 갔다. 집사람은 아들 일을 봐주러갔고. 정말 심심하고 밋밋한 가을나들이였다. 그나마 해설사 인솔 없이 자유관람이 허용되어 따분함은 면했다. 그동안 몇 번 구경했는데 집사람이 2019년11월14일에 찍은 부용지 사진이 걸작이다. 이번 사진은 거기에 대면 턱도 없다. 그래도 관람후기를 올리려고 부용지(부용정 주합루 영화당) 영상까지 준비했다. 봄꽃, 여름녹음, 가을단풍, 겨울눈. 이것이 사계(四季)의 대표적인 구경거리다. 철따라 이를 한 곳에서 만끽하려면 단연 창덕궁후원이 최고다. 왕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라 그런지 풍치며 전각 등 조경이 너무 좋다. 힘 닿는한 철따라 최적기에 한 번씩 들려야겠다.

나의 이야기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