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친구 이야기(4)-혜화동교정

초 은 2017. 6. 21. 13:04

친구 이야기(4) / 혜화동 생각

 

눈을 감으면 지금도 혜화동 교정엔

맑은 인경 소리와 탐스런 하얀 목련,

진한 라일락 냄새가 있습니다.

겨드랑이에 책가방을 끼고

혜화동 로터리 분수를 맴돌며

청운을 품은 자리,

강산이 네 번하고도 반쯤 변한 세월이

귀 밑 머리칼 사이로 흘렸습니다.

 

혜화동 교정엔 선생님도 친구도 그대로이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웃음

귀를 막으면 들리는 눈빛

떠날 줄 모르는 그리운 얼굴,

봄에서 나와 이 봄으로 다시 온

봄꽃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을 맞잡고 동그라미 만든 사이로

웃음 보낸 친구,

오늘은 더 보고 싶어 가슴이 먹먹한데

눈가에 맺힌 초롱물빛 사이로

그 얼굴 그 얼굴이 스쳐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