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유월의 소확행(小確幸)

초 은 2023. 6. 30. 17:10

 

오늘은 6월 끝날이다. 닷새 전 유모차에 손녀딸을 태우고 아파트단지를 돌아본 일이 문득 생각났다. 손녀가 무럭무럭 크는 것을 지켜보며 할아버지로서 얼른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마침 날씨도 좋고 지안이(손녀) 컨디션도 괜찮아 기분이 좋았다. 예전부터 손주를 데리고 놀다가 곧잘 재우곤 했는데, 그때마다 천진난만하게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행복감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었다. 그날 지안이도 얼마만큼 유모차를 타더니 잠투정도 없이 스르르 자기 시작했다. 자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쁘던지 오랜만에 예전의 그 잔잔했던 행복감을 느꼈다.

 

 

어제(29)는 아침부터 장맛비가 내렸다. 저녁에 열릴 서울 인천 대전 부산 광주의 프로야구경기가 우천(雨天)으로 모두 취소됐으니 종일토록 전국이 빗속이었나 보다. 이때쯤이면 능소화(凌霄花)가 한창이고 그러면 생각나는 친구를 마침 점심때 만날 일이 있어 그리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친구가 올 윤달에 선대조산소를 이장(移葬)했다고 말해 내심 놀랬다. 어쩌면 나하고 똑같은 생각으로 똑같은 일을 했나 신기하기도 했고 흐뭇했다. 유월의 소확행으로 적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