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난밤 대단한 야설을 보고 - 청계산에 가보다

초 은 2021. 1. 7. 22:05

지난밤 대단한 야설(夜雪)을 봤다. 저녁 먹고 봉은사에 갔다가 장마철 폭우(暴雨)같은 폭설(暴雪)을 구경했다. 코엑스 앞 큰 찻길이 엉금엉금 기어서도 못가는 차 때문에 온통 난리버거지였다.

 

오늘 원터골입구에서 청계산에 들었다. 순전히 지난밤 그 눈들이 어떤 모습으로 산에 있나 궁금해서다.

순백(純白)의 야설을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아뿔싸 11시에 왔으니 너무 늦었다. 바람에 눈꽃도 많이 떨어졌고 산객들의 발자국도 부산했다. 그래도 요리조리 찾아보니 이내 눈이 호강이라 다행이었다.

 

아침에 늦장을 부리다 급히 나오는 바람에 핸드폰과 시계를 챙기지 못했다. 산을 크게 한 바퀴 돌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연락이 안 되면 집에서 식구들이 걱정할 것이고 나도 불안했다. 가뜩이나 지난밤에도 눈 구경하러 나갔다고 식구들이 걱정했는데.

 

일단 진달래능선으로 갔다가 원터골초소로 내려왔다. 집에 갈 생각으로 내려왔는데 아무래도 아쉬워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길마재로해서 매봉까지 갈 생각으로. 그런데 길마재에서 하산했다.

핸드폰을 안 가지고 온 것이 발목을 잡았다.

 

 

천개선원에서 곱게 내린 설경을 보고 이내 집으로 왔다. 집에 오니 아니나 다를까 큰애가 눈길에 넘어져 다치면 핸드폰이 없어 연락도 못하고 큰일이라고 한 걱정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