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날 山行이다.
미세먼지가 있었지만 날씨가 포근해서 등산하긴 무난했다.
코스는 산성역⇒성남누비길⇒쉼터⇒불망비⇒남문(지화문)⇒성곽길⇒영춘정⇒수어장대⇒
서문(우익문)⇒마천동 이랬다.
10시 반에 시작해서 冬至時刻(13:19) 쯤 至和門에 닿았다.
이제부터 긴긴밤이 조금씩 줄어들고 해가 차츰 일찍 뜬다. 冬至를 작은설 이라 한다.
우여곡절이 많은 해(年)는 새날에 대한 갈망(渴望) 이 더해서 더 더욱 작은설을 반갑게 맞이한다고 한다.
올해가 그런 기분이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의 상흔(傷痕)이 깊은 곳이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아 아픔을 승화(昇化)시키고 있다. 여러 번 산행한 곳이라 큰 어려움 없이 서문까지 도착했다.
서문에서 마천동까지는 급경사다. 청군(淸軍)이 산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것도 이런 때문이리라.
오구산악회에서 이쪽을 하산(下山)코스로 잡은 것도 드문 일이라 꽤 조심해서 내려왔다.
마천동에서 버스를 타고 송파구청에서 내려 근처 일식집에서 송년회를 했다.
雲谷會長이 지난 4년 동안 고맙다고 ‘자그마한 송년뒤풀이’라 인사했지만, 우정(友情)과 화목(和睦)이
진하게 배어있는 자리라 감동했다.
전날 59회동창회송년회가 있었다. 송년회 도중 인정(人情)많고 활달(豁達)한 친구의 부고(訃告)가 전해졌다. 청천벽력(靑天霹靂)이다. 평소 동창들과 만나면 늘 분위기를 화사하게 이끈 친구였다. 노래는 웬만한 가수(歌手) 못지않고 말씀도 달변(達辯)이다. 세계 곳곳을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였다. 금슬(琴瑟)이 좋아 부부동반여행을 하는데, 부인이 블로그 등에 여행후기를 올리면 생생한 여행정보와 뛰어난 글 솜씨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칭찬이 자자했다. 여행가는 친구에게는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겨주는 자상함도 많은데.......한없이 착한 친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이만큼에서 헤어지지만, 높은 곳에서
편안하게 훨훨 날아 보다 멋진 세계를 알려주세요.
사진은 금년 7월 Madagascar를 함께 여행한 친구가 보내 준 것이다.
평소처럼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로 한해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 많아서 송년(送年)이 아니고 망년(忘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는 사람이 많이 있다. 주위환경도 그렇고 내겐 십년주기의 나이가 어려움을 더해 줬다. 도통 맘이 편치 않다. 마음을 새롭게 하려고 종종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러 갔다.
동짓달 하순부턴 일출일몰(日出日沒)을 운동 삼아 보러 다녔다. 날씨가 나빠 허탕을 칠 때도 많았다.
특별히 별렀던 동지일출(冬至日出)은 미세먼지 때문에 그랬다.
살면서 인연(因緣)을 억지로 붙잡거나 뗄 수는 없지만 잊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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