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엔 해외 갈 일도 있고 일이 바빠서 제때 단풍을 못 볼 것 같았는데, 아들 덕택에 골드cc 단풍도 봤고, 집사람과는 운 좋게 쉬는 날에 예약이 돼서 창덕궁후원(後苑)과 덕수궁(德壽宮)으로 단풍놀이를 다녀왔다.
그사이 내가 사는 아파트단지 단풍도 찍어보고.
창덕궁후원 개장은 오전 10시부터다. 초입부터 관람객들이 화려한 단풍을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카메라에 잡힌 풍경이 더욱 아름다워 너도나도 들떠서 셔터를 누르며 감탄사를
연발(連發)한다.
창덕궁과 창경궁 담장 길을 지나 부용지(芙蓉池) 주합루(宙合樓) 영화당(暎花堂)과 그 주변을 원색으로
물들인 단풍이 나타나자 환호성이 터졌다.
이곳은 ‘동의보감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등재기념’으로 2009년 9월 영화당 앞마당에서 ‘진서의(進書儀)’를
거행할 때 짬을 내어 유심히 둘러본 곳이다.
다음 관람은 불로문(不老門)을 지나 연경당(演慶堂) 애련지(愛蓮池) 등이 있는 곳이다.
연경당은 백성들의 삶을 엿보려고 궁궐 안에 의도적으로 지은 사대부가옥(士大夫家屋)인데 규모가
100여 칸이 넘는 등 어마어마하다.
잠시 후 나지막한 언덕을 넘어가니 색다른 분위기의 정자(亭子)가 보였다.
존덕정(尊德亭)이라고 임금이 쉬는 정자라는데, 육각지붕이 이중(二重)으로 되어있다.
이곳엔 폄우사(砭愚榭)란 정자도 있고, 반도지(半島池) 물길 옆에 관람정(觀纜亭)이란 정자도 있는데 둘 다 명칭(名稱)이나 현판(懸板)이 특이하고 이채롭다.
반도지로 들어오는 개천을 따라 고개를 넘으면 너른 바위와 수량(水量)이 넉넉한 옥류천(玉流川)이 있다.
소요정(逍遙亭)은 글자랑 하기에 딱 좋아 보이고, 지붕이 볏짚인 청의정(淸漪亭)엔 임금이 벼농사 지을
논이 있다.
후원은 궁궐(宮闕) 뒤편에 있는 야트막한 산에 구릉(丘陵)과 개천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 정자(亭子)와
누각(樓閣) 연못을 자연스럽게 만든 곳이다.
그리고 곳곳마다 한자문화권에서 살펴보면 그 깊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감탄할 뿐인 명칭과 현판이
붙어있다. 이렇게 만든 곳이 바로 후원(後苑)이라 하겠다.
후원 관람을 마치고 낙선재(樂善齋)에 들렸다.
조선왕조(朝鮮王朝)의 마지막 왕인 영친왕(英親王)과 부인 이방자(李方子)여사가 한때 기거한 곳이다.
집안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당시를 생각하니 마음이 서글펐다.
이들도 종묘(宗廟)에 위패(位牌)가 모셔졌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집밖 감나무에는 감이 실하게 달렸고, 찾아온 새가 맛있게 먹고 있다.
북촌(北村)에서 점심을 먹고 덕수궁(德壽宮)으로 갔다.
예전에 초대받아 갔던 영국대사관 옆에서 시작하여 한 바퀴 빙 돌아보았다.
돌담길 안팎을 걸으며 옛날 느낌을 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주변 건물이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옛날과 사뭇 달랐지만,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빵으로 마음을 추스르며 천천히 돌아보고 왔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성고백대명산후기추가(대야산) (0) | 2019.11.30 |
---|---|
보성고백대명산후기추가(용화산) (0) | 2019.11.30 |
鷄足山(大田 429m) 山行後記 (0) | 2019.11.08 |
大韓韓醫師協會史 有感 (0) | 2019.11.02 |
우이령길-<10월의 마지막 날> 단풍구경 (0) | 2019.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