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큰손주10살기념등산

초 은 2019. 1. 6. 12:18


큰손주가 며칠 전 할아버지하고 산에 가고 싶다고 했다. 뜻밖의 이야기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 흔쾌히 약속했다. 그리고 엊그제 단둘이 대모산에 갔다.

올해 녀석 나이가 두 자리 숫자인 10살이다. 의젓하고 씩씩하게 훌쩍 커버린

녀석에게 등산에 필요한 간식(행동식)과 스틱(장비)을 챙기며 마음이 설렜다.

들머리에 들어서자 녀석이 정상까지의 등산코스를 물었다. 대답을 해주면서도

내심 중턱까지만 올라가도 성공이라 생각했다.

첫 번째 약수터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가지고 갔던 셀카봉을 등산기념으로 주었더니 좋다고 수시로 사진을 찍었다.

빨리 정상까지 가자고 앞서서 뛰어갔다, 좋은가 보다.




두 번째 약수터에서 등산객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녀석의 상태를 봤더니

기운이 넘치고 정상까지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정상까지의 방향과 거리가

표시 된 이정표를 보고 등산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들머리부터 시작한 잡다한 이야기가 안전산행이며 마음가짐 등 등산이야기로 확 바뀌었다.

녀석이 단어는 정확히 몰라도 크레바스 로프 사다리 등과 에베레스트등반사고

그리고 유명한 산을 물을 때는 제법이구나 생각하며 대답해주었다.




이윽고 정상에 도착했다.

할아버지는 몇 번이나 정상까지 와 봤으며 할머니나 삼촌 이준이는 올라올 수 있을까 물어보며

으쓱한 표정이다. 그럴만하겠다. 내가 봐도 대견한데 속으로 얼마나 우쭐하고 싶겠나.

간식을 먹고 주변경치를 돌아보며 혼자서 열심히 사진을 찍더니 내려가자고 한다.



내려오면서 간혹 헛발을 딛기에 조심하라 했더니 중턱쯤 내려오자

에너지가 20%밖에 안 남았다고 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할아버지도 등산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네발로 기어가고 싶었다는

말을 해 주었더니 힘들어 하면서도 씩씩하게 내려왔다.

이날 등산은 정말 흐믓하고 보람차고 기분이 좋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