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날, 좋은날, 다마호사(多魔好事)

초 은 2024. 6. 13. 19:20

일주일전 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다. 저녁 늦게 일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러갔다, 화장실에 들려 손을 씻고, 거울을 보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 오른쪽 눈이 흰자위는 하나도 없고, 검은 눈동자도 검붉으며, 온통 새빨간 핏물로 가득한 게, 금방 피가 흐를 거 같아, 순간적으로 눈을 가리며, 외마디 비명을 지를 뻔했다. 난생 처음 닥친 일이다. 겨우 정신을 차려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 눈에 핏물이 가득해 큰일 났다고, 강남병원 응급실로 가겠다고 말했더니, 다친 것 아니면 일단 집으로 오라고 한다. 꼭 일주일전 일이다. 다음날 아침에 서둘러 안과진료를 받았는데 과로와 스트레스로 충혈이 된 것이니 안정하라고만 일러준다. 낮에 근무할 땐 안대를 차고, 저녁엔 산책도 않고, TV나 핸폰 보기도 자제했다.

오늘 아침에 거울을 보니 눈이 한결 맑아졌다. 이번 충혈의 원인인 과로와 스트레스가 살면서 없을 수는 없고 또 수시로 반복되는 일이지만, 섬뜩한 일(多魔)이 생겼다가 다소 안정되니 달리 좋은 일(好事)이 생긴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다. 내 핸폰엔 힘들 때 보는 나만의 화면(앨범)이 있다. 꽃나무를 모은 화목원(花木園)과 손녀의 재롱이 담긴 영상(映像)이다. 오늘은 좋은날이라 이번에 찍은 두가지의 화면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