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가을 한의사통신망(AKOM)에 등장한 카페다. 이름을 빈의협(貧醫協)이라 한 것은 ‘가난한 한의사의 모임’이란 뜻이라 했다. 당시 진행 중인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스코어를 카페에 올린 한의사가 있었다. 그런데 두 팀의 스코어를 그날 내원(內院)한 [침(鍼)환자 : 약(藥)환자] 숫자로 표기했다. 가령 12:0이면 침환자만 12명 보았고, 9:3이면 약환자도 3명 보았다는 뜻인데, 여기에 무수한 댓글이 달리면서 부의(富醫)와 빈의(貧醫)로 편이 갈렸다. 이런 현상은 월드시리즈가 끝나고도 계속됐는데 대체로 한의원 경기가 안 좋아 스코어가 저조했다. 저조한 이유로 정부의 의료정책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평하고 협회와 복지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카페이름이 MD[DKM]으로 변경됐고 올리는 글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댓글이 많은 것은 여전히 환자수(患者數)에 관한 것이다. 회원들은 한의원이 어려운 이유로 COVID-19나 경제불황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보고 정부의 한의약정책과 협회의 무능을 질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개원 이래 최대의 위기인데 한의계가 공멸하지 않으려면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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