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성고59회 백대명산-가야산이 있어 행복했다

초 은 2020. 6. 7. 12:38

(1) 3년 전 보성고59회 백대명산팀이 가야산(伽倻山)을 빡세게 탐방한 적이 있었다. 이번(6월4일)엔

나 홀로 한가롭게 가야산에 푹 빠지기로 작정하고 만물상코스로 들었다가 해인사로 나왔는데 산에

있는 7시간 반 동안 무척 행복했다.

 

(2) 백운동탐방지원센터 ~ 900m지점 (오전 9;25 ~ 10;45 / 80분소요).

[심장안전쉼터] [슬로우 탐방구간-1km지점-해발 900m]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80분 걸렸다.

가야 대자연의 품에 자리한 심원사(深源寺)며 기암(奇巖)이 발길을 잡았고 또 애당초 세월아 네월아

하며 서둘지도 않았다.

 

(3) 900m지점 ~ 제단바위 (11;10 ~ 12;00 / 50분소요).

50분 걸려 800m 온 셈이다. [상아(嫦娥)] 때문에 연상 된 제상(祭床)같은 바위가 여기 있다.

그리고 이 구간에는 내 맘대로 작명(作名)하고픈 바위들이 숱하게 많았다. 가야산 바위덩어리는

잘은 모르지만 주로 회장암(灰長岩)이라 하는데 맛깔이 색다르다. 사진을 부탁할 산객도 없고

셀카찍기도 만만찮아 배낭을 모델로 인증사진을 찍었다.

 

(4) 제단바위 ~ 상아덤 (오후 12;00 ~ 12;45 / 45분소요).

1km 쯤 되는 이 구간은 계단을 이용해 통과하는데 장난이 아니다. 떨어질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심히 걷다보니 45분 정도에 그 험한 구간을 통과했다. 계단이 꺾어지는 자리에서 온길과 갈길을

쳐다보니 눈이 휘 뒹굴고 입이 떡 벌어진다. 가히 장관이다그 사이를 빠져나온 내가 자랑스럽고

한없이 대견했다.

 

(5) 상아덤 ~ 서성재 (오후 12;45 ~ 1;00 / 15분소요).

200m 정도의 짧은 구간이다. 상아덤을 끼고 만물상 능선을 흘낏 보는 사이 서성재에 도착했다.

[만물상 탐방로] 아치문을 통과하여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었다조릿대가 가지런한 오솔길이

편안해 보이기에 힘차게 출발했다.

 

(6) 서성재 ~ 전망대 (1;00 ~ 1;45 / 45분소요).

900m 거리다. 오솔길 따라 가뿐하게 걷다가 살짝 오르막 너덜길을 만났고 이내 아찔한 계단이 불쑥

나타났다여기가 지옥코스인가 보다. 기진맥진 계단을 올랐는데 그래도 다행인 게 숨 한번 크게 쉬고

땀을 닦으며 곳곳을 눈도장과 카메라로 찍는 사이 피로가 풀렸다. 하여간 가야산의 절반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에 오르니 살 것 같고 뿌듯했다.

 

(7) 전망대 ~ 七佛峯 (1;45 ~ 2;10 / 25분소요).

불과 300m 인데 전부 오르막 급경사 계단이다. 난간을 잡고 걷는 시간보다 서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렇게 어렵게 올라 칠불봉과 상왕봉 갈림길에 도착하니 긴장이 확 풀린다. 느닷없이 날파리 같은

벌레 떼의 습격을 받았다. 1440m가 넘는 이 높은 곳에 웬 날벌레란 말인가. 어렵게 정상에 도착한 환영인사치고는 생각지도 못 한일이 벌어져 당황했다.

 

(8) 七佛峯 ~ 牛頭峰 (2;10 ~ 2;30 / 20분소요).

경북성주(慶北星州)의 칠불봉과 경남합천(慶南陜川)의 우두봉<상왕봉>200m 거리에서 마주보고

서있다. 행정구역이 다르니 표지석도 따로 세웠나 보다. 문득 [상아(嫦娥)]에서 읽은 대가야(大伽倻)와 금관가야(金官伽倻) 이야기가 떠올랐다. 형제가 이웃한 지역에서 각자 나라를 세운 것이다.

에 있는 두 봉우리가 같은 뜻이지만 으로 달리 표기한 것이 산객(山客)에겐 흥미롭다.

 

(9) 우두봉(상왕봉) ~ 해인사 (2;30 ~ 4;30 /2시간소요).

전체적으로 내리막 4km 거리다. 평소 산행속도면 1시간에 주파할 것인데 정상에서 잠시 머물며 긴장을 풀어서 그랬는지 다리에 힘도 풀렸다쉬엄쉬엄 걷다보니 꼬박 2시간이나 걸렸다.

해인사버스정거장에서 대구서부정류장을 거쳐  SRT를 타고 집으로 오는 일련의 여정이 그런대로

산뜻하고 보람찬 당일산행 이었다. 말 그대로 거기 가야산이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