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래된 연등

초 은 2014. 6. 4. 13:39

 

 

 

오래된 연등

 

산동네 끄트머리

허가 없어 불사(佛事)도 못하고

낡아 쓰러질 것 같은 절집처마 끝에

 오래 전 막내아들 돈 번다고 고깃배 타러간 날

그 아들 대신 묶어둔 연등 하나

 

몇 년에 한 번 얼굴 삐쭉 보이고는

며칠을 뒹굴다 배 탄다고 나가기 수차례

 애기똥풀과 녹슨 풍경이 지키는 절집

노스님 해수기침에 움칠한 연등 하나

늙은 어미의 눈물이 얼룩져 묶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