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엔 이런저런 일로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못하고 있다.
이상하게 꼬이는 일이 많다. 이러다 단풍구경도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
오늘 홀로 산엘 갔다. 우이령길이다.
단풍을 보기엔 마땅찮지만 사전예약제라 한가하게 걸을 수 있어 택했다.
예상대로 교현리 초입부터 등산객이 안 보인다. 널널하다.
쉬엄쉬엄 두리번두리번. 단풍을 찾는다. 역시 없다.
단풍나무마저 파릇파릇한 게 조만간 물들지 않게 생겼다.
오봉능선과 상장능선에 끼여서 그렇지 싶다. 폭 가라앉아 꼭 끼였다.
오봉 기슭에 자리한 석굴암 절집이 아늑하다.
전망대에서 올려다 본 오봉은 듬직하고. 그래서 풍수지리를 따지나 보다.
소귀고개(牛耳領)엔 전쟁에 필요한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분단 상징이다.
우이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단풍을 찾아 육모정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불현 듯 상장능선이 타고 싶었다.
비탐(秘探)지역이지만 갔다 온 사람이 침이 마르게 자랑했던 곳이 눈앞이다.
우이령길엔 생각만큼 단풍이 없다.
맘에 들게 보려면 영봉 쪽으로 제법 올라가야 하는데 저녁약속 때문에 산길을 나왔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10월의 마지막 날인데 단풍구경이 시원찮아 아쉬웠다.
대신 호젓하게 걸으며 멍든 마음이 풀렸으니 이만 만해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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