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수리)한다고 대치동 집을 떠나 낯선(?) 문정동 오피스텔에서 생활 한지 근 50일째다.
공교롭게도 한의원 2층공사까지 겹쳐서 정신없이 처음 며칠은 그럭저럭 보냈는데, 일주일쯤
지나자 오피스텔 생활이 힘들다고 느꼈다. 방도 좁고 잠자리며 식사 등 이곳 생할에 적응하지 못해
매사가 걱정스러웠다. 옷가지며 늘 쓰던 물건이 없으니까 짜증이 났고, 식당은 많은데 입에 맞는 음식이
없어 심란했다. 이웃이 처음보는 사람들 뿐이고 거의 젊은이 들이라 나이나 행동에서 차이가 나서 내가
이방인 처럼 느껴졌다. 큰 일이다.
<지금 기거하는 문정동 오피스텔 앞 야경>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나면 밖에 나가 그냥 걷는게 일이다. 주로 탄천을 따라 수서 광평교까지 왕복했다.
그러다 토요일(6월26일)저녁 서울둘레길 송파구간이 생각나 이쪽 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내일 일요일
(6월27일)은 아무 약속이 없으니까 집사람과 함께 이쪽 길로 아침산책을 하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요일 아침 7시반쯤 아침운동을 좋아하는 집사람과 오피스텔을 나서 성내천 성내4교까지 걸었다.
왕복 8km쯤 되고 시간은 2시간 반쯤 걸렸다. 그동안 한의원 2층공사 때문에 찌들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둘레길이나 공원 곳곳에 나무와 꽃들도 많고 아침공기가 산뜻하여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옆에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있어 시끄러웠지만 그나마 방음벽 때문에 시각적으로 둘레길이 산뜻했다.
조망이 틔인 곳에서 위례신도시며 남한산성을 바라보았고, 메타세콰이어 길은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집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천천히 여유있게 성내천까지 걸어갔다.
<인증사진 / 성내천 성내4교 천변길에서>
돌아오는 길은 서울둘레길 송파구간 원래대로 장지천을 경유했다.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노랑붓꽃
지칭개 개망초 별꽃 등 들꽃도 지천인데, 집사람은 개울을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떼를 보고 신기해 했다.
돌아오는 길에 큰딸이 전화를 했다. 큰 녀석이 수영시합에 출전하려고 연습을 하는데 불만이 많다고 그런다.
그래서 손주녀석이나 에미 기분을 전환시켜주려고 분당동원동에 있는 야외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요즘 나는 남에게 아니 가족한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고민이 있다. 날로 어려워지는 한의원
운영과 한의원2층 용도변경 문제가 그것이다. 아들의 진로문제와 연계되면 고민은 더 깊어진다.
시간이 가면 해결되겠지 하지만.......
이날은 아침에 집사람과 둘레길을 걷고, 점심에는 손주들과 놀면서 답답한 일상을 탈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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