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옹야(雍也)』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구절이 있다.
대략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활동적이고 즐겁게 살며,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정적이고 장수한다.>는 말인데. 산수(山水)라는 속성(屬性)을 구별한 것은 이해가 되나, 인성(人性)을 대비(對比)한 것은 쉽게 납득이 안 간다. 그냥 요산요수(樂山樂水)면 족(足) 할 것 같다. 놀러 가면서 『논어』까지 들먹인 것은 전철을 타고 가다 문득 생각이 나서다.
올해도 을왕리에 왔다. 꽤 오래된 혼자만의 여름나들이 장소다. 50대 중반부터니까 10년은 된 것 같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가까운 곳이고, 바닷물에 몸도 적시고, 무좀에도 좋고, 책도 보고, 머리를 홀가분하게 식히기에 좋아서 시작한 것이 연례행사가 됐다. 작년엔 허리가 아픈데도 왔다가 느닷없이 통증이 심해져 집사람을 놀래게 만들었다.
매년 여름 휴일(목요일) 중 햇볕이 쨍쨍한 날을 택해 왔는데 올해는 일기예보가 틀렸다.
집을 나설 때부터 날이 흐렸다. 좀처럼 해가 보일 것 같지 않았지만 파라솔을 빌려(2만원) 자리를 잡았다.
날도 흐린데 물때가 썰물이라 해수욕장이 한갓지다. 몸을 적시고 책을 보며 망중한을 즐겼다. 올해는 이곳에 연고가 있는 고교친구(김민식)가 찾아와 점심을 같이 먹었다. 내년에는 좀 더 한가하게 쉬었다 가야지
생각하며 친구 차를 타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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