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기) 삼복더위가 9월의 끝자락까지

초 은 2024. 9. 26. 22:21

아침 10시 추석성묘를 위해 고향선산에 모인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랬다. 추석 날씨가 삼복더위만큼 혹독하게 덥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새벽에 집을 나설 때만해도 비가 오면 낭패라고 걱정을 했는데, 비는커녕 구름이 걷히더니 금방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보통 추석엔 성묘를 마치면 산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그랬는데 이번엔 너무 더워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하고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모처럼 꼬맹이 아이들도 모였는데 고생이 많았다. 내년부터는 성묘 후 바로 내려와 농장에서 식사를 하기로 의논했다. 917일 추석이야기다. 추석이 지나서도 더위는 식을 줄 모른다. 우리나라도 동남아처럼 아열대기후로 변한 것이 확실하다. 올해는 장맛비의 양상도 그랬다.

 

 

 

922(일요일). 고교동창산악회에선 금년부터 매월 넷째 일요일에 서울둘레길을 걷기로 했는데, 이날은 둘레길16코스 중 앵봉산길을 걷기로 한 날이다. 여전히 날씨는 한여름이다. 백대명산을 다닐 때 그렇게 강인했던 친구들이 청바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등산코스가 험하면 몸을 사린다. 나이 탓이다. 구파발역에서 서오릉고개까지 걷고, 점심을 먹더니 서오릉엘 가기로 했다. 굳이 대빈묘(장희빈)를 거론하며 말이다. 개인적으론 의경세자(덕종)과 소혜왕후(인수대비)가 묻힌 경릉(敬陵)의 형태를 친구들한테 말해주고 싶었는데 잘 안되어 아쉬웠다.

 

926(목요일). 집사람과 아침 일찍 분당중앙공원에 갔다. 작년에 꽃무릇 구경을 갔다가 주차를 못하고 허탕을 쳤는데, 올해는 서둘렀더니 아직 꽃이 활짝 피지 않았다. 이제 22개월 된 손녀딸이 유난히 꽃을 좋아해서 같이 오고 싶었지만, 아직은 이르다 싶어 우리 부부만 왔는데, 속으론 간절했다. 특히 빨간색 꽃을 좋아해서 더 더욱 그러했다. 오늘은 더위가 조금 수그러들었다. 이제는 가을이 오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