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짊어지고 산에 들었는데 비가 올지 말지 확실치 않을 때
그냥 내려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올라가야지.
우중산행(雨中山行)을 강행했다가, 쫄딱 비를 맞아 생쥐 꼴로 내려와서,
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로, 낭만에 빠지면 그것도 한때고 제멋이다.
바로 그런 날(2019.5.20) 연인산(戀人山/加平.1068m)을 앙코르 등산했다.
백둔리주차장 ⇒ 소망능선 ⇒ 갈림길 ⇒ 연인산정상 ⇒ 장수능선 ⇒
장수봉 ⇒ 송악산 ⇒ 장수고개 ⇒ 백둔리주차장 ⇒ 인천집
(9;20) 비가 조금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는 흐린 날이 등산하기 더 좋다고,
일행(4열 8명)은 배낭을 둘러메고 잣향(香)이 은은한 산길로 들어섰다.
(11;00) 능선에 올라설 즈음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등산로에 물이 고이고 길은 미끄러웠다.
나도 엉덩방아를 찧고 바지가 진흙범벅이 됐다.
(11;20) 철쭉이 예뻐서 연인들이 찾는 산이라고도 했지만, 철이 지났고 날씨마저 궂어서,
철쭉이 듬성듬성 보였는데, 그 모습이 반가워 빗속에서 폰을 들이댔다.
(11;30) 정상이다. 이제는 바람까지 분다.
전세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원들 틈에서 우리도 인증사진을 찍었다.
하산(下山)길에서도 철쭉과 잣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12;10) 갈림길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선 채로 김밥을 먹었다. 꿀맛이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 해치워서 인증사진이 없다. 아쉽다.
(13;00) 빗길 하산은 장수봉과 송악산을 경유하는 장수능선을 선택했다.
무사히 내려와서 옷가지와 등산화를 대충 손보고 산을 나왔다(14;30).
(15;10) <인천집>에 들렸다. 정박이 추천한 집이다.
몸은 비에 절어 눅눅한데 기분은 산뜻했다.
빗물에 마음 때를 벗기고 스트레스를 날려서일까.
이럴 때, 빈대떡에 막걸리면 낭만산객(浪漫山客)이 따로 없다.
흥(興)에 취(醉)한다.
술.안주값은 기주님이 긁었고, 차비.기름값은 민식님이 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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