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손주들 키우는 할아버지♡할머니의 행복

초 은 2026. 1. 5. 21:46

손주가 첫째(손자) 둘째(손자) 셋째(손녀) 넷째(손자) 다섯째(손녀) 이렇게 다섯인데 차례대로 번호를 붙여 불러봤다. 다섯 녀석 모두 갓난아이 때부터 우리집 가까이 살았고, 함께 큰 편인데 나이가 어느덧 열일곱부터 네 살까지 터울도 적당하니 잘 컸다. 명절 생일 등 기념일이나 집안의 대소사가 있으면 거의가 모이는 편인데, <FAMILY>란 그림은 이럴 때마다 분위기에 딱 맞는 작품을 선보여 모두를 감동케 하는 셋째가 최근에 그린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주들이 오손도손 지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장난감이나 동화책 등을 놓고 싸울 때도 있지만 그것도 크는 과정이고 형제애를 익히는 과정이고 서열(序列)을 지키려는 경쟁이라 귀엽기만 하다. 사내녀석들의 다툼은 신경이 쓰일 때도 있지만, 오빠와 여동생 간의 다툼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 흐뭇할 때가 있다.

지난 토요일 넷째 생일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다섯째가 숫자와 글자를 안다고 으쓱대니까 넷째가 우습게 본 모양이다. 툭하면 오빠 대접을 안 하는데 이참에 기를 꺾어 오빠의 권위를 세울 작정인가 보다. 놀이(운동/장난감) 등으로 오빠의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반응이 별로였는데 마침 여동생이 신데렐라(동화책)을 읽는다고 자랑했다. 책 읽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오빠가 여동생이 모르는 글자가 나오면 그냥 넘기는 것을 발견하고는 끝까지 읽으라고 강요했다. 잘 한다고 칭찬만 듣던 여동생이 궁지에 몰리자 어려워서 그랬다고 변명은 했지만 오빠를 바로 쳐다보진 못했다. 오빠가 천방지축 뛰어놀 때는 눈을 부라리고 지적을 하던 태도와 사뭇 달랐다.

 

 

이런 모양을 배꼽잡고 보고 있자니 둘째와 셋째 사이의 해프닝이 문득 떠올랐다. 8년 전쯤 일이다. 그때도 셋째가 둘째(오빠)를 만만히 보고 매사에 태클을 걸었다. 백화점이나 놀이시설에서도 간혹 오빠를 제치고 셋째가 앞질러 나갔다. 어느 날 오빠가 겉표지는 사고력문제집이고 속은 산수문제시험지를 직접 만들어 셋째에게 풀어보라고 윽박질렀다. 아마 셋째가 유치원생이고 더하기 빼기 기호를 이해하지 못할 때라 짐작하는데..... 하여간 이 해프닝 이후 둘째가 주도권을 조금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일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행복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