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3.(일). 아침에 집사람이 지난밤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대전에 계신 엄마(장모님)을 뵈러 가야겠다고 했다. 뜬금없는 일이지만 일단 기차표(SRT)를 사려고 서둘러 조회했는데 상·하행이 모두 매진이라 예매를 못했다. 어떻게 할까 궁리하던 중 집사람이 기도하러 절에 가자고하기에 효행(孝行)에 대한 기도라면 용주사(화성)가 좋겠다 싶어 그러자고 했다. 아침을 먹으며 용주사 가는 길을 그려보다 문득 근처에 있는 반월저수지가 생각나서 가는 길에 둘러보자고 얘기했다.


그곳은 1969년 부모님과 내가 살았던 곳으로 나중에 알았는데 저수지 윗동네(둔대)에 종씨(宗氏)되는 분이 사셨다. 그 무렵 아버지께선 충주 친척분과 동업으로 건축사업을 하셨는데, 도중에 친척분이 실종된 엄청난 사건이 생겼다. 당연히 아버지가 조사를 받으시며 고초를 겪으셨는데, 조사 도중 친척분이 미군트럭에 치여 사망하신 것이 밝혀져 누명을 벗으셨다. 하지만 유가족의 모진 원망과 막대한 금전손실로 충격을 받으신 아버지께선 심신을 추수시려 이곳으로 오신 것이다. 엎친데 겹친다고 그때 나는 대학진학문제로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고, 와중에 엄마(모친)가 심은 양귀비 서너 포기가 문제가 되어 고생을 하셨는데 원주사돈어른이 해결해 주신 일도 있었다.<저수지 건너 보이는 산이 힘들때면 올라가 마냥 걸었고 심심하면 나물 뜯고 약초를 캤던 산이다>


56년이나 지난 시시콜콜한 일들이라 굳이 떠올릴 것도 아닌데, 요 며칠 동안 자식들 집 문제로 착잡했던 차에 바람이나 쏘이러 나갔다 오기로 했다.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집사람이 말하는데, 당시 사정을 아버지께 들었다며 나 보다 더 세세히 알고 있어 미안하고 고마웠다. 용주사에 들려 참배하고 늦은 점심(수원본갈비)을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에 집사람이 동생(처남)과 엄마(장모님)하고 통화를 했는데 잘 지내신다고 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올해는 송년회(送年會)인가 망년회(忘年會)인가 (0) | 2025.12.21 |
|---|---|
|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組)추첨식 방송을 보면서 (2) | 2025.12.08 |
| (일기) 소소한 일상(日常)을 기록하며 (1) | 2025.10.19 |
| 내 글 - 일기장 소회(所懷) (2) | 2025.09.16 |
| (일기) 여름나기 망중한(忙中閑) (3) | 2025.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