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올해는 송년회(送年會)인가 망년회(忘年會)인가

초 은 2025. 12. 21. 22:47

학연이나 직업 및 여가활동 때문에 연말이면 모임이 제법 있는 편이다. 올해도 12월 들자마자 연말타이틀로 4번 모임을 가졌고 앞으로도 약속한 모임이 3차례나 더 남았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정치나 종교 그리고 가족이나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는 금하는 편이지만, 모임마다 분위기가 예전과 묘하게 다르다. 하긴 교수신문이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가 변동불거(變動不居)라 하는데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사진캡처>. 세상이 변하는 거야 당연한 이치지만 예측이 불가하고 정도를 심하게 벗어났다는 뜻이니 사는 게 말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올해는 모임 뒤끝이 개운치 않은 편이 많아 바로 전 모임을 파하고 나서는 송년회(送年會)인가 망년회(忘年會)인가 굳이 따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실 망년회라 부를 때는 삶이 고단해 한 해를 잊어버리자고 폭음이나 필요이상 과한 언행으로 위안을 삼은적도 있었다. 송년회로 타이틀이 바뀌고는 다소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더라도 심기일전하자 했는데, 그날은 앞으로도 어쩌면 사정이 녹록치 않을 거란 의견이 태반이라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세 번째 생일을 맞은 손녀딸이 무럭무럭 자라고 재롱도 많이 늘어 기분이 좋았다. 다만 사나흘 과로했던 집사람이 엊저녁부터 독감으로 몸져누워서  안쓰럽다.  밤새 삭신이 쑤신다고 힘들어 했는데 아침부터 차도가 보이더니 점심때쯤 식사도하고 그랬다. 다행이다. 

 

집사람이 조금 난 기미가 보여 혼자서 산보삼아 양재천으로 나섰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쾌청한 편이었다. 조금 걸으니 개천을 오르내리며 먹이를 찾는 한 무리 고니 떼가 있었고, 개천 옆 양지 바른 곳엔 비둘기 무리가 모이를 쪼고 있었다. 참으로 한가롭고 편안한 풍경이다. 잠시 쉴 겸 수변문화쉼터에 들려 커피자판기 앞에 줄을 섰다. 앞에 사람처럼 달달한 라테를 뽑고 싶었는데 몸 건강을 생각해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뽑았다.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과 간직하고 있던 손녀딸 재롱 영상을 곁들여 글을 올리며 떨떨했던 연말모임의 기분을 바꿔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