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5 여름휴가-이수치수(以水治水)

초 은 2025. 7. 20. 17:34

 

몇 년 전부터 손주들의 스케줄에 따라 휴가계획을 결정했다. 앞으로도 큰애들은 공부 때문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 작은애들하고는 놀 수 있으니까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런데 올해는 아이들 일정이 수시로 바뀌어 한꺼번에 다 같이 모일 시간과 장소를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나부터도 휴가 첫날 폭우로 약속한 골프모임이 취소됐으며, 큰애들과 약속한 일정도 약간 틀어졌다. 그중에서도 손꼽아 기다렸던 손녀딸 참관수업이 비 때문에 취소된 것은 정말 아쉬웠다. 결국 올 휴가는 주말에 12일 우리집에서 보내기로 최종 결정했다.

 

손녀딸 참관수업이 취소 된 날도 궁리 끝에 나 혼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는 마나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를 관람했다. 마나(mana)는 모든 존재에 깃든 신성한 힘이요, 모아나(moana)는 우리 모두를 품는 거대한 바다란 뜻이란다. 피서지로 제격인 그곳의 역사문화를 구경하다가, 생뚱맞게 이수치수(以水治水)란 이름을 붙이고  이번 여름휴가를 즐기자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골프가 취소된 날도 오전엔 거의 텅빈 동네목욕탕에서 여유롭게 물놀이 하듯 냉온탕(冷溫湯)을 즐겼고, 점심에는 동서와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근 1시간 가량 세차게 쏟아지는 폭우를 심란하게 지켜보고, 장맛비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이수치수(以水治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도 어울릴 것 같았다. 마나모아나를 구경하기 전 조선전기의 미술대전이란 주제로 열린 전시회에서 이조백자를 구경했다.

 

 

우리집 모임도 작은애들이 학원공부 때문에 차질이 생겼지만, 큰애들은 각자 형편에 따라 우리집에서 이틀씩 잠을 잤고 또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 날은 비가 그쳐 오전에 아이들과 좋은 추억이 있는 남양주 순두부집과 강변을 둘러보았고, 오후에 집에 와서 카드게임을 하는 등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여름휴가(34) 후기는 큰애들이 선물한 할비(Grandpa) 티셔츠와 손녀딸이 즐겁게 수영하며 <이수치수>하는 영상으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