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기) 정박(丁博), 나도 오디세이(Odyssey)를 보았다네.

초 은 2026. 9. 11. 21:25

오래전 정박이 오딧세이<Book>이야기를 할 때 내가 제대로 숙독(熟讀)하지 못해 대화가 어색한 적이 있었고, 며칠 전엔 정박이 오디세이<Movie> 이야기를 할 때는 내가 관람(觀覽)을 못해 맞장구를 치지 못했는데, 나도 드디어 어제 진지하게 이 영화를 보았다네. 다음에 만나면 놀란<감독>이 연출하고 천만<관객>이 환호한 오디세이아(Odysseia)를 이야기합시다. 등장인물 이름을 옛날엔 오디세우스 아킬레스 포세이돈 그리고 우스갯소리지만 스파르타 왕비의 행실(行實)이 헬렐레해서 트로이전쟁이 발발(勃發)했기 때문에 <헬렐레>라 불렀던 왕비까지 4명만 알고 있었지.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연출자 뜻대로 왕비를 캐스팅(casting)했다는데 외모(外貌)가 내 우수갯소리와 엇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기회에 헬레네(Helene)로 정정하고 추가로 페넬로페(Penelope) 세이렌(Siren) 아테나(Athena) 등도  확인했으니까 등장인물 이름을 모두 7명까지 알게되었네요.

다음에 만나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내가 이야기꾼이 되리다. 못마땅하더라도 들어 봐 주시기요. 먼저 영화관에 입장할 때 계단을 조심했다오. 아들이 좋은 좌석을 예매해서 편했는데, 예기찮게 넘어지면 귀가(歸家) 시간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 메가박스(코엑스) 일반관에서 보았는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대단하더구만. 이야기가 연출자의 의도대로 전개되니까 긴장해 보면서도 감탄이 절로 나왔지. 배 12척(隻), 전사(戰士) 600명, 구혼자(求婚者) 108명, 전쟁(戰爭) 10년, 귀가(歸家) 10년, 이런 숫자는 입장할 때 산 팝콘  한 봉지에 팝콘이 몇 개 들었는지 몰라도 되는 것처럼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네. 힘보다 지혜(智慧)로 트로이전쟁을 끝내고 또 망망대해(茫茫大海)에서 모진 역경을 현명하게 헤치고 집에 돌아와 불량배(不良輩)를 없애버리고 가족과 해후(邂逅)하는 과정 모두가 장관(壯觀)입디다. 이렇게 만드니까 영화가 무척 재미있었다네.

영화관을 나서며 여운(餘韻)을 즐기려는데 아들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나도 모르게 화면에서 빠져나왔다네. 온통 물바다에서 말일세. 육지도 나오지만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니까 바다나 마찬가지지. 인생고해(人生苦海)라고 우리도 곧잘 바다를 끌어들이잖소. 친구들 합동희수(喜壽)모임에서 한 이야기가 생각났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또래 중에 죽을 고비를 두세 번 넘긴 친구도 여럿 있을 거라고. 그 세월이 영화 속 20년 보다 훨씬 긴 50년 이니까 그런 친구들 이야말로 (주인공 만큼)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되지 않는가. 하여간 나중에 또 이야기하세. “끝(END)”